의원 외교활동 대부분 부실…경실련 '15代 보고서'

  • 입력 2002년 7월 16일 18시 39분


15대 국회의원들은 국고 38억여원을 들여 122회에 걸쳐 해외 외교활동을 했지만 방문 목적을 살리지 못한 채 상당 부분 ‘관광성 외유’에 그친 것으로 지적됐다.

이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15대 국회의원 외교활동 보고서’를 분석, 16일 발표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국회 상임위원회 시찰단 보고서 16건에 의하면 평균 일정 12일 중 외교 활동에 사용된 기간은 4.2일인 반면 일정이 누락되거나 관광, 휴식 등에 사용된 기간은 5.4일로 나타났다.

또 국회의원들의 친선협회 활동 관련 보고서 8건에 따르면 평균 일정 12.4일에 주요 외교활동 기간은 3일이 채 안 되는 반면 관광이나 일정이 누락된 기간은 7.8일로 집계됐다.

친선협회 방문국은 평균 2개국인 데 비해 경유국이 2.4개국으로 방문한 나라보다는 경유한 나라가 더 많았다.

방문국의 주요 인사 접촉이나 기관 방문은 평균 5.4건에 소요시간은 건당 30분∼1시간으로 총 5시간 미만이 대부분이고 나머지 일정은 활동 내용이 기록되지 않았다.

경실련은 특히 신한국당 강용식(康容植) 박명환(朴明煥) 의원과 국민회의 신기하(辛基夏) 의원, 자민련 박신원(朴信遠) 의원이 97년 4월 24일부터 5월 11일까지 모로코와 세네갈을 둘러보고 작성한 보고서와 국민회의 안동선(安東善) 김명섭(金明燮) 의원과 한나라당 김무성(金武星) 의원, 자민련 김칠환(金七煥) 의원이 99년 7월 22일부터 8월 2일까지 스페인과 포르투갈 친선협회 활동을 한 뒤 작성한 보고서를 ‘최악의 보고서’로 꼽았다.

강 의원 등이 작성한 보고서는 방문국가가 2개국인 데 비해 경유한 나라가 6개국에 달했고 18일간의 보고서에 2일간의 일정만 기재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안 의원 일행이 작성한 보고서는 전체 일정 12일 중 외교활동은 하루 동안 면담 2건이 전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안 의원 일행은 스페인과 포르투갈 친선협회 활동을 위해 방문한다고 했지만 스페인에는 친선협회조차 구성돼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실련은 “대부분의 방문외교가 확보해둔 예산을 쓰기 위한 전시성 시찰이나 관광성 외유로 전락한 상황”이라며 “부실한 친선협회 활동을 없애고 현안에 집중하는 특정외교 비중을 높이며 이에 대한 철저한 심사와 시민단체 등의 감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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