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DJ 간담회' 공세]"아들비리 몰랐다니…거짓말마라"

  • 입력 2002년 7월 16일 18시 55분


한나라당은 16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전날 기자간담회 발언과 관련해 ‘대통령의 인식’을 문제삼았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내각 인사에 개입하고 돈 세탁을 하는 등 비리의 온상인 아태재단을 살리겠다는 것은 국민의 생각에 반하는 것이다”며 “두고 봐라. 반드시 해체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아태재단과 국정원의 거래, 후원금 모금과 사용처 등을 밝히기 위해 특검제와 국정조사를 관철시킬 방침이다.

서 대표는 장상(張裳) 총리서리 지명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여성을 존중한 게 아니라 여성을 이용해 깜짝쇼를 한 것이라는 지식인들의 얘기가 있다”고 에둘러 비난했다.

이규택(李揆澤) 원내총무는 “권노갑 김은성씨의 증언에 따르면 대통령이 아들들 문제에 대해 보고를 받은 정황이 충분한데도 (대통령이 아들들 문제를) 몰랐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이다”고 주장했다.

또 허태열(許泰烈) 기획위원장은 “개헌에 관심이 있다는 대통령의 발언과 ‘DJ의 복심(腹心)’이라는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의원이 개헌론을 제기하고 있는 데 주목한다”며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정치실세로 남으려는 음모가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이 아들 문제에 대해 얼마나 뼈아픈 심경을 토로했느냐. 아태재단 문제도 대통령이 손을 떼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그런데도 정치공세로 계속 몰아가면 국정은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박했다. 개헌론과 관련해서도 청와대측은 “5년 단임제의 문제점과 총리서리 제도의 미비 등과 관련한 일반적인 얘기일 뿐이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아들 문제에 대해 ‘보고를 못 받았다’고 말한 대목에 대해서는 “최규선씨와 홍걸씨의 경우 무슨 내용을 보고 받고 ‘만나지 말라’고 한 게 아니라 그냥 ‘문제가 있으니 만나지 말라’고 한 정도였다. 홍업씨의 경우도 대기업들로부터 거액을 받은 사실 등 구체적인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이 대통령의 말꼬리를 잡고 국정조사와 특검타령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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