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씨 민주당 탈당"…측근 "정계은퇴 굳혀"

  • 입력 2002년 7월 16일 18시 58분


진승현(陳承鉉) 사건에 연루돼 구속 수감중인 민주당 권노갑(權魯甲) 전 최고위원이 탈당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그를 면회한 한 측근은 16일 “권 전 최고위원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없는 현재의 민주당에 더 이상 남아 있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법적 문제가 마무리되는 대로 탈당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25일 판결을 앞두고 있는 권 전 최고위원은 병보석으로 풀려나거나 무죄 석방될 경우 곧바로 탈당과 함께 정계 은퇴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이훈평(李訓平) 의원도 “권 전 최고위원은 김 대통령이 탈당한 직후 탈당하려 했으나 진승현 사건으로 구속되는 바람에 기회를 놓쳤다”며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당에 남아 정치를 계속하고 자신은 김 대통령과 함께 정계를 떠나겠다는 게 권 전 최고위원의 오래 전부터의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여하튼 동교동계의 좌장이었던 권 전 최고위원이 민주당을 탈당할 경우에는 사실상 해체상태나 마찬가지인 동교동계는 정치적 소멸의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정치권 일각에서는 권 전 최고위원의 탈당이 정계재편의 정지작업을 위한 동교동계의 집단행동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도 분분하다. 하지만 동교동계 의원들이 민주당을 동반 탈당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거의 없다는 게 동교동계 구파 의원들의 얘기다.

동교동계 구파의 한 의원은 “권 전 최고위원은 탈당과 함께 정계를 은퇴할 수 있겠지만 나머지 동교동계 의원들은 정치를 계속하며 DJ의 정치적 유산을 지켜나갈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측은 권 전 최고위원의 탈당이 ‘탈 DJ’의 행보를 좀 더 가속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노 후보의 정무특보인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대통령과 같은 길을 가겠다는 권 전 최고위원의 충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될 것이다. 큰 정치적 의미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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