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대표 연설 전문]"꿈은 이루어집니다"

  • 입력 2002년 7월 19일 10시 38분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 그리고 선배·동료의원 여러분!

국무위원 여러분!

□ 제왕적 권력문화를 청산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차라리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국민 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에 대해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대통령 측근들의 비리는 일반 국민의 경우와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민주적 절차에 따라 국민이 뽑아준 대통령의 헌법적 권위를 측근들이 사적 욕망의 도구로 악용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국정의 근간을 뒤흔든 행위입니다.

실제 국정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혐의 사실은 분노를 넘어 온 국민을 허탈하게 했습니다.

IMF 환란이라는 국가부도 위기 속에서 온 국민과 정부가 피땀을 흘리고, 금 모으기 운동을 통해 나라를 다시 세우는 고통스런 과정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국민 여러분의 용서를 빕니다.

이같은 어처구니없는 비리행각을 미리 막지 못한 저와 민주당은 국민 여러분의 어떤 질책이라도 달게 받겠습니다.

이제 비리의 당사자들은 사법적 처단 뿐만 아니라 역사와 국민의 이름으로 처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대통령 측근들의 비리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이를 막지 못한 대통령 보좌진과 사정기관 책임자들 역시 응분의 책임을 느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조금이라도 책임을 느끼고 양심의 가책이 있다면, 그들은 국민과 대통령, 그리고 역사 앞에 석고대죄해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일련의 비리사건들은 우리에게 분명한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러 정권에 걸쳐 대통령 자신은 물론 그 주변 친인척들에 의한 비리로 국정이 흔들리는 뼈아픈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국정운영도 측근과 친인척 비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면, 결코 올바른 평가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지금 국민과 함께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그 결단은 잘못된 제왕적 권력문화의 청산입니다.

제왕적 권력문화는 우리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서 마지막 걸림돌입니다.

경제, 사회, 문화, 언론 등 모든 부문에서 민주주의가 활력을 찾아가는데도 불구하고 정치 권력만이 아직도 구시대적 획일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왕적 권력문화를 초래한 온상은

첫째, 당과 정부를 동시에 장악한 권력행태 입니다. 정부와 정당을 한 손에 장악한 권력질서 아래서 국회는 비판과 견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당정이 한 손에 장악된 체제 아래서 대통령은 물론 대통령 친인척 등 측근을 감시할 사정기관도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제왕적 권력문화를 가능케한 두 번째 요소는 지연, 학연 등 연고주의입니다.

특정 지역, 특정 학교에 의존한 권력장악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 지는 지난 40년 우리 정치사가 거울처럼 비춰주고 있습니다.

지연과 학연에 의존한 권력기반이 결국 측근정치를 발호케 합니다.

저는 민주당이 창출한 정권도 이같은 제왕적 권력문화의 그늘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했음을 고백합니다.

국민의 정부가 처한 이 참담한 현실이, 바로 청산하지 못한 제왕적 권력문화에 기인했다는 것도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지금 민주당은 자의든 타의든 제왕적 권력문화에서 과감히 탈피하고 있음을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 민주당은 지난 1월초 당 개혁방안을 통해 당정분리를 못박았습니다.

대통령후보와 당대표의 권한이 명료하게 분리되었습니다. 공천권이 당원과 국민에게 돌아갔습니다. 정치사상 처음으로 명실상부한 국민경선제를 통해 대통령후보를 뽑았습니다.

민주당에는 더 이상 지역주의와 학맥정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당 대통령 후보는 물론 제 주변에 측근 그룹은 없습니다.

반세기에 걸친 정치관행을 깨고 엄청난 당 개혁을 하는 과정에서 비록 시행착오와 당장의 정치적 손해가 있더라도 우리는 기필코 개혁을 성취해 나갈 것입니다.

정당사를 새로 쓰는 새로운 도전에 갈등과 속앓이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당의 이 몸부림에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이 더해 질 때 한국정치는 확실하게 바꿔질 수 있습니다.

□ 대북포용정책은 시대의 요구였습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6월 29일 우리는 또 한번 북한으로부터 배신을 당했습니다.

국민 모두가 분노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북한해군의 도발을 격퇴하고 장렬히 산화한 우리 병사들의 명복을 빕니다. 유족들께도 심심한 위로를 드립니다. 또한 끝까지 투혼을 발휘한 부상병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국민의 정부가 선택한 대북포용정책은 분명히 시대적 요구였습니다.

지난 날의 남북대결정책은 94년 북한 핵문제로 한반도에 전쟁 일보직전의 상황을 초래했습니다.

96년엔 북한 잠수정 침투로 수 십 명의 국군이 사상 당했습니다. 휴전선에는 또 다시 전운이 짙게 깔렸습니다.

97년엔 IMF 환란이라는 제2의 국난을 당했습니다.

한반도의 안정이 전제되지 않고는 제2의 6.25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고, 남북간 평화노력 없이는 환란극복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IMF 환란 극복도 한반도의 안정을 전제로 수백억 달러의 외국인 투자가 이루어졌기에 가능했습니다.

전 세계가 함께 한 월드컵의 성공도 마찬가지입니다.

월드컵 성공의 국민적 에너지를 국가도약의 디딤돌로 삼자는 희망과 가능성도 남북관계의 안정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목표가 원대하고 방향이 옳더라도 드러난 현상과 문제점을 도외시할 수 없습니다.

북한당국과 정부에게 요구합니다.

첫째, 전쟁을 촉발할 수도 있었던 이번 사태에 대해 북한 당국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합니다.

둘째, 북한이 남북간 군사회담에 응해 군사적 충돌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셋째, 북한의 성실한 조치가 담보될 때까지 민간교류와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정부 차원의 대북지원은 재고되어야 합니다.

넷째, 정부는 미·일·중·러 등 한반도 주변국과 긴밀한 외교협력을 통해 이번 사태의 중대성을 북한 당국에 확고히 인식시키고,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제적 협력체제를 강구해야 합니다.

다섯째, 정부는 서해교전의 전후 상황을 면밀히 분석, 고속정 현대화 계획을 앞당겨 추진하는 등 해군전력 강화에 한층 주력해야 할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국민의 지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지금은 대북포용정책의 진정한 성공을 위해 국민의 지지를 모으는 일이 더 중요한 과제입니다.

아울러 국민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한반도의 평화는 우리의 현재와 미래, 다음 세대의 꿈을 담보하는 필수조건입니다.

평화를 지키는 방법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쟁을 하는 방법은 단 한 가지뿐입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외길입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되풀이되는 참극은 양 민족에게 비극을 확대시킬 뿐임을 우리는 보고 있습니다.

서해교전이 발생한 바로 그 날 한국을 방문했던 『요하네스 라우』 독일 대통령은 "독일은 40년간 희망과 체념을 반복했다"면서 인내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도 "이번 서해교전은 햇볕정책을 침몰시켜야 할 이유가 아니라, 오히려 다음 정부도 햇볕정책을 지속해야 할 것을 말해 준 사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평화를 지키기 위한 건설적 대안에 지혜를 모읍시다.

□ 이회창 후보의 5대 의혹도 규명되어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5개월 후면 새로운 대통령을 뽑게 됩니다.

다음 대통령이 맡게 될 5년의 중요성은 새삼 재론할 필요가 없습니다.

월드컵 신화가 보여준 국민적 동력과 일체감을 승화시켜 대한민국을 일류국가의 반석에 올려놓느냐, 아니면 다시 퇴보의 길로 들어서느냐의 갈림길입니다.

그 길에 지도자의 지도력과 자질, 도덕성은 절대적인 요소입니다.

우리 시대의 과제인 국민통합과 신뢰를 구축하는 전제조건입니다.

대통령 후보에게 쏟아지는 국민적 의혹과 흠결을 덮어둔 채 국민들에게 미래의 지도자를 선택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당사자를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를 둘러싼 5대 의혹은 반드시 철저히 규명되어야 합니다.

국세청을 동원해 대통령 선거자금을 불법적으로 모금한 사건.

96년 총선 당시 안기부 예산을 총선 자금으로 유용한 사건.

이회창 후보 아들들의 병역면제와 관련한 은폐의혹 사건.

114평형 호화빌라 3채를 둘러싼 국민적 의혹.

최규선 씨로부터 20만 달러를 수수한 의혹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대통령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의 규명은 한국정치를 과거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바로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 공적자금을 둘러싼 논란은 중단해야 합니다

지금 국회에 계류중인『예보채차환발행동의안』도 조속히 처리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익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동의안 처리를 놓고, 국정조사나 청문회와 연계시켜 시일을 끄는 것은 바람직한 자세가 아닙니다.

공적자금을 발생시킨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당사자인 한나라당이 더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지난 2월 여야 합의로 실시된 공적자금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일방적으로 중단시킨 것도 한나라당이라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당은 『예보채차환발행동의안』의 선결 처리에 한나라당이 협조한다면, 동의안 처리 직후 국정조사에 응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둡니다.

□ 달라진 한국의 모습에 세계가 놀라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지금 한국을 바라보는 세계인들의 눈은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IMF를 겪은 나라가 세계 4위의 외환보유국으로 변해서 외화가 넘쳐나는 것에 놀라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한국의 IT 산업의 발전상에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어떤 외국인은 세계경제가 동반 침체하는 상황 속에서도 유독 한국경제만 안정성장을 이룩하는 원인이 무엇이냐고 묻기도 합니다.

최루탄과 폭력시위가 사라진 것에 대해 놀라고 있습니다. 획일주의적 문화가 활달한 시민문화로 변신한 것도 놀라움의 대상입니다.

이번 월드컵 기간 동안 670여명의 세계적인 경영자들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지금 한국은 세계의 최고경영자들이 손꼽는 매력적인 투자국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미국의『비지니스 위크』지는 지난 6월 10일자 특집기사에서 "한국은 금융위기 이후 변화를 통해 놀라운 모습으로 재기함으로써, 전 세계 특히 아시아 개도국들의 모델이 되고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경제의 체질을 바꿔 싸구려 상품을 파는 수출의존 경제에서 첨단 기술을 파는 선진 경제로 변신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비지니스 위크』지는 "한국 경제의 발전의 공은 김대중 대통령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가오는 12월 대선에서 개혁에 무관심한 대통령을 뽑을 경우 한국의 발전은 침체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40년 간 김대중 대통령과 정치적 고락을 함께 해 온 한 사람으로서 국민의 정부가 성공한 정부로 평가받기를 누구보다 간절히 바랍니다.

한 정권의 성공은, 대통령 개인의 성공만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 모두의 성공이라고 믿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몇 가지 잘못이 있다고 국민의 정부가 그 동안 이룩한 성과마저 외면당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우리 당은 '국민의 정부'를 출범시키고, 개혁을 주도해 온 자랑스러운 정당입니다. 국민의 정부가 시행해 온 성과는 계승하고, 잘못은 과감히 시정해 나갈 것입니다.

□ 미래정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필요로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월드컵이 끝난 직후 많은 국민들께서는 "이제 정치만 잘하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까지 정치는 여전히 짜증스러운 구태를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여러분!

이제는 국회도 그 동안의 관행과 틀을 바꾸는 새롭고도 창의적인 실험을 과감하게 수용해야 합니다.

정책여당인 우리 당부터 앞장서서 국회의장을 배출하던 관행을 바꾸었습니다. 국회에는 이제 여·야의 구분 대신 다수당과 소수당만 있을 뿐입니다.

앞으로는 다수당이 국회운영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합니다. 특히 다수당인 한나라당부터 인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정략이 아니라 정책이 중심 되는 정치 풍토를 조성하는데 앞장서야 합니다.

정책여당이라는 이유로 정부를 감싸거나, 야당이라는 이유로 반대만을 위한 반대를 해서도 안될 것입니다.

정치적 쟁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언제든지 각 정당 대표와 정치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는 열린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당 노무현 대통령후보가 제안한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와의 회담을 즉각 수락할 것을 다시 한 번 요청합니다.

저는 이제 선거제도와 투표제 등에서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 전 분야가 정보화시대를 구가하는 지금, 유독 정치영역만 수공업시대를 고집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제는 선거와 투표에도 기술혁신을 이루어 저비용 정치구조로 새 길을 열어야 합니다.

여야가 함께 진지하게 검토해 주시길 바랍니다.

□ 한국을 21세기 기회의 땅으로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자본주의의 역동성이 살아있는 나라,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는 나라에서는 하루에도 수 백 개씩의 기업들이 창업됩니다.

수많은 창업과 실패, 그리고 재기를 통해 그 나라는 비로소 "기회의 땅"이 되는 것입니다.

저는 IMF 위기를 이겨낸 국민적 저력, 월드컵 성공을 이루어낸 국민적 응집력, 우리 국민의 창의성과 잠재력을 하나로 모아, 우리나라를 "21세기 기회의 땅"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인프라와 인력을 갖춘 IT 강국으로 부각되었습니다.

휴대폰과 고화질 TV 등 첨단가전제품 등에서도 높은 기술력과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도체와 철강, 조선, 자동차 등 핵심산업분야가 세계 5위 이내에서 선두다툼을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한국영화 '취화선'을 만든 임권택 감독이 칸느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것은 우리나라 문화사에 길이 기록될 쾌거였습니다.

세계적인 성공사례인 인천공항을 동북아의 비즈니스 중심인 허브공항으로 발전시키는 청사진도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은 4년 전 실직자가 거리에 넘치던 초라한 모습의 분단 국가가 아니라 무서운 기술강국, 문화강국으로 세계 속에 부상하고 있습니다.

월드컵 4강이 꿈만은 아니었듯이 '경제 4강'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저력과 힘을 갖추었다고 우리 모두가 자부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월드컵 축제는 끝이 났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월드컵 열풍은 우리 국민과 세계인의 가슴속에 계속 살아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감동의 드라마를 역사로 승화시키고, 국민적 열정을 국가 발전의 에너지로 전환시켜야 합니다.

우리는 먼저 월드컵에서 보여준 국민적 응집력과 그 엄청난 역동성에서 우리의 미래를 찾고 희망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정부와 각 정당들 그리고 각계 민간단체 대표들이 참가하는 가칭 『포스트 월드컵 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제안합니다.

우리나라가 21세기 기회의 땅이 되기 위해서는, 과학과 기술 분야 등 연구개발(R&D) 투자를 획기적으로 증대시켜 기술강국의 터전을 더욱 확대시켜야 합니다. 기술인력이 대접받을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야 합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포함한 사회안전망 구축에도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

최근 몇 년간 동아시아로 확산되고 있는 한류(韓流) 열풍을, 우리 민족이 세계로 진출하는 21세기형 문화적 실크로드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21세기 우리 경제를 이끌고 갈 주력산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를 대비해야 합니다.

기회는 항상 오는 것이 아닙니다.

스페인이 82년 월드컵 유치를 계기로 좌우대립·지역갈등을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한 것처럼, 우리도 월드컵 성공을 계기로 한민족대도약의 시대를 열어갑시다.

□ 국정의 마무리가 중요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정운영은 정치권력의 향배나 정치 일정과 관계없이 항상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최근 발생한 마늘 협상 파동의 실체는, 2년 전 중국과의 마늘협상 잘못으로 '세이프가드'를 폐지함으로써, WTO가 인정하는 권리마저 행사하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저와 우리 당은 어떻게 이러한 일이 발생할 수 있었는지 그 책임을 분명하게 따질 것입니다.

저는 이 자리에 계신 국무위원들에게 강조하고자 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임기는 7개월이나 남아 있습니다.

대통령부터 국정에 전념하기 위해 정치 중립을 선언한 만큼, 정부도 정치적 외풍에 휘둘려서는 안됩니다.

또 과거 역대 정부에서처럼 국정 운영에 혼선이 초래되거나, 정책 집행에 차질이 빚어지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합니다.

정부 각 부처 장관들부터 비상한 각오로 그 동안 추진되어 온 정책을 세밀하게 점검하고, 그 대안들을 적기에 추진해 줄 것을 당부합니다.

최근 원화의 가치 상승으로 인해 기업들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저는 원화 고평가 시대가 피할 수 없는 대세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도 환율변동에 일희일비 할 것이 아니라,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체질 강화에 나설 때 입니다.

다만, 단기간의 급격한 환율하락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정책당국은 수급조절과 환율안정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아직 우려할 단계는 아니지만, 물가의 안정에도 만전을 기해주실 것을 촉구합니다.

주5일 근무제는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고, 국민의 여가 선용, 가족 유대감 증진과 서비스 산업의 발전에도 기대되는 제도입니다.

그러나 주5일 근무제의 도입으로 인해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주5일 근무제는 노사간 화합과 전진을 이끌어내는 전제가 되어야 합니다.

정부는 새로운 제도의 시행에 따른 명암을 면밀하게 파악해, 정책수행을 위한 보완대책도 서둘러 마련해야 합니다.

□ "다시 한번 꿈을 이룹시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지금 세계는 21세기의 무한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소리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러한 국가 간 경쟁에서 승리해야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무엇을 통해 승리하고 세계의 주역으로 우뚝 설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위대한 우리 국민들의 저력과 자신감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우리 국민은 전쟁과 분단의 상처를 딛고 한강의 기적이라는 꿈을 이루었습니다.

실직과 파산의 아픔을 딛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금 모으기 운동을 하고, 땀을 흘려가며 IMF 극복과 경제도약의 꿈도 실현했습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월드컵 4강의 꿈을 태극전사와 전 국민이 합심해서 이루어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더 이상 이루지 못할 꿈이란 없습니다.

우리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앞장설 것입니다.

지난 월드컵 4강전 당시 우리의 붉은 악마는 세계를 향해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우리 다시 한번 그 메시지를 되새깁시다.

"꿈은 이루어집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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