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댐은 북한이 86년 금강산댐을 건설키로 하자 수공(水攻)에 대비하기 위해 계획됐다.
5공 정부는 당시 “금강산댐이 높이 200m, 총저수량 200억t에 이르는 초대형으로 북한이 이를 파괴하면 서울을 포함한 남한 중부 일대가 물바다가 된다”며 금강산댐에서 가장 가까운 북한강 상류에 대응댐을 짓기로 결정했다.
이때의 계획은 평화의 댐을 2단계로 나눠 건설하되 우선 1단계는 높이 80m, 저수량 5억9000만t 규모로, 2단계는 금강산댐의 건설 추이를 보아가며 높이를 대략 50m 정도 더 올려 저수량 30억t 수준으로 만들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금강산댐에서 20㎞ 떨어진 강원 화천군 화천읍으로 건설부지를 확정하고 1년여의 공사 끝에 88년 5월 27일 1단계 공사를 마쳤다.
그러나 이후 93년 감사원 감사와 청문회 등을 통해 5공 정부가 금강산댐 규모를 과장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평화의 댐은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해 2단계 공사를 착수도 못한 채 지금까지 방치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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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북측은 공사를 꾸준히 계속해 높이 105m, 총저수량 15억t 규모로 2000년 준공했다. 현재는 댐 상부의 일부 허물어진 부위를 복구하고 있다. 또 언젠가는 계획대로 높이 121m, 총저수량 26억t 규모로 완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북한이 수공을 목적으로 댐을 일부러 파괴하지 않더라도 허술하게 지어져 무너질 가능성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건교부 발표에 따르면 평화의 댐은 높이가 현재보다 45m 높은 125m로 증축되고 총저수량도 현재의 5억9000만t서 26억3000만t로 늘어난다. 이러면 금강산댐과 평화의 댐의 최대저수량이 거의 비슷하게 돼 안전판을 마련하게 된다는 것.
또 북쪽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물의 압력을 견디도록 댐 남측면의 지지력을 보강하는 축조공사도 하게 된다.
축조공사가 끝나면 댐 경사면에서 물이 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콘크리트 차수벽을 덧씌우는 공사를 마지막으로 평화의 댐 증축 공사는 완료된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