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구도 거물이고 김선미도 만만치 않은 것 같아요.”
19일 경기 안성시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박모씨(41)는 8·8 보궐선거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며 “재미있는 승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안성은 4선을 겨냥하고 있는 내무부장관 출신의 한나라당 이해구 후보와 작고한 남편에 이어 금배지에 도전하는 약사 출신 민주당 김선미 후보의 ‘성(性) 대결’이라는 점 때문인지 현지에서는 벌써 열기가 감돈다. 이 후보는 2000년 총선에서 김 후보의 남편 심규섭(沈奎燮) 의원에게 고배를 들었다.
그래서 이 후보 측은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한 참모는 “지난 선거 때도 여론조사에서는 앞섰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뒤집어졌다. 이번에는 결코 낙관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2년여 동안 바닥표를 다져온 이 후보는 요즘도 시장과 역을 중심으로 바닥을 누비고 있다. 25일 정당연설회에는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와 당 지도부가 총출동한다는 것.
한편 김 후보는 기성 정치에 물들지 않은 참신성과 전문성을 내세우며 서민 속으로 파고 들고 있다. 그는 심 전 의원과 결혼, 16년간 안성에서 살면서 피부로 느낀 ‘생활 정서’를 대변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다음 주에 열릴 지구당 개편대회에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 한화갑(韓和甲) 대표를 비롯한 당 중진들이 대거 참석할 것이라고 김 후보 측은 밝혔다.
안성은 97년 대선 때는 김대중(金大中) 후보, 2000년 총선 때는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으나 올해 6·13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 후보가 승리한 지역. 그만큼 섣부른 예측을 불허한다. 이 후보가 인지도 면에서 앞서고 있는 가운데 남편을 잃은 김 후보에 대한 동정론이 변수로 꼽히고 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