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을 _(봐서) 찍어야 할지, 사람을 _ 찍어야 할지 아직은 잘 모르쿠다(모르겠습니다).”
21일 제주 북제주군 한림읍에서 만난 주부 이모씨(54)의 얘기이다.
한나라당 양정규 후보와 민주당 홍성제 후보가 15대에 이어 두 번째 대결을 벌이는 이 지역은 6·13 지방선거에서 도지사와 광역의원은 민주당이, 군수와 정당투표(광역의원 비례대표)는 한나라당이 각각 승리한 곳.
그만큼 투표성향을 점치기 쉽지 않은 데다 후보간 쟁점도 뚜렷이 부각되지 않아 결국 조직싸움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5차례나 지낸 양 후보는 경륜과 수십년간 관리해 온 조직력에서 상대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가 “2년도 채 안 남은 16대 임기 동안 국제자유도시 문제 등을 해결하려면 중앙에 말이 통하는, 힘있는 정치인이 당선돼야 한다”며 ‘큰 인물론’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
그는 또 이 지역 인구의 60%가 밭농사를 짓는 농민이란 점을 감안해 최근 마늘협상 파문을 선거전의 주요 쟁점으로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반면 15대 총선 때 양 후보에게 4000여표 차로 패했던 홍성제 후보는 육군 이등병으로 입대해 ‘별’(준장)까지 단 뚝심을 앞세워 ‘믿을 만한 일꾼론’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양 후보가 5선이나 하는 동안 제주를 위해 한 일이 무엇이냐”며 ‘구시대 정치인 청산’을 주장하기도 한다.
홍 후보측은 이와 함께 “민주당의 장정언(張正彦) 전 의원이 양 후보측의 집요한 고소 고발로 결국 의원직을 상실했다”며 바닥의 동정 여론에 호소하고 있다.
북제주〓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