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급여기준 설정과 관련한 요구는 급여기준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의사들의 처방빈도와 진료비 삭감이 달라지는 중요한 사안인데도 구체적인 요구를 해왔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또 헌츠먼 부대표가 특정업체와 약품 이름까지 거론한 사실은 미국의 제약업체들을 위해 미 정부 차원의 전방위적 로비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 김홍신 의원측은 이 전 장관과 토머스 허버드 대사 간의 3월11일 면담록도 함께 공개했다.
헌츠먼-이태복 대화록(6월11일 오후 복지부 장관실에서 1시간10분간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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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츠먼〓심사평가원(심평원)이 급여기준을 설정하고 적용할 때 절차상의 비투명성으로 인해 업계가 좌절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심평원의 결정과정에 의사를 포함한 전문가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
▽이태복〓외국계 제약사들의 경영실적이 호전돼 시장점유율 확대속도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심평원의 약가결정과정에서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대한의사협회 등과 논의토록 하고 있고 충분한 소명절차를 제공할 것이다.
▽헌츠먼〓업계가 우려하는 사항에 대해 복지부가 듣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실무회의에 의약대표 제약업계 등 모두가 참여해야 한다.
▽이태복〓일부 의약품의 경우 보험가격을 등재하고 이보다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한 뒤 등재가격으로 청구하는 사기행위를 하고 있다. 시정조치를 즉각 취할 것이다. 하지만 절차가 투명하지 않다는 점은 이해되지 않는다.
▽헌츠먼〓릴리사의 경우 회의개최에 대한 정보가 없었으며 환자에게 약품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충분한 자료를 제공할 수 없었다. 업계대표들이 심평원의 기준설정에 참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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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복〓전문성이 부족하면 전문가를 바꾸면 된다. 급여기준 설정은 전적으로 건강보험공단의 권한이다. 관렵업계는 심사 과정에 참여할 수 없다.
▽헌츠먼〓심평원이 업계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도록 조정자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다.
▽이태복〓이 문제들은 약가실무회의에서 논의해 반영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건 약가산정 절차의 제고 및 합리적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헌츠먼〓장관이 동의한다면 실무회의에서 명확한 절차가 정해지기 전에는 심평원이 새 급여기준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업계에 전해도 되나.
▽이태복〓급여기준설정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되는 사항으로 심평원 소관이 아니다. 절차의 투명성은 보장하나 사전 약가결정에 참여하는 것은 안되는 일이다.
허버드대사-이태복 대화록(3월 11일 오후 장관실에서 20분간 진행)
▽허버드〓약가 정책수립과정에 미국 등의 관련 기업들이 적극 참여하길 원한다. 지난번 헌츠먼 부대표가 이경호 차관과 면담 시 실무회의를 개최키로 했으나 아직 하지 않고 있다. 다음달 상무부 차관보의 방한 이전에 회의가 열려 문제를 논의하길 희망한다.
▽이태복〓실무회의 개최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정책결정 과정에서 각국 간의 제도적 차이를 인정하고, 충분한 논의가 있기를 바란다. 국회에서는 고가약 억제정책을 수 차례 권고했다. 당사자들과 논의할 것이다.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