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로부터 자금지원을 받고 있는 미국의 비영리기구(NPO) '전미민주주의기금(NED)'의 칼 거쉬먼 이사장은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탈북자 망명을 돕는 복수의 한국 비정부조직(NGO)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미 의회 자금이 NED를 통해 한국 NGO에 간접적으로 제공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탈북자 망명을 지원하고 있는 한국 NGO는 20여개에 이르는데 NED가 자금을 제공하는 곳은 북한인권시민연합 등 복수의 NGO라고 거쉬먼 이사장은 밝혔다. 그러나 "NED는 독립조직이기 때문에 자금 제공처에 대해서는 정부와 상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5월 중국 선양(瀋陽)의 일본총영사관 탈북자 망명사건을 주도한 한국의 NGO '길수가족 구명을 위한 국제연대'측에 자금 지원을 했는지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NED는 레이건 정권당시인 1983년 미정부의 민주주의 확대전략에 따라 설립돼 동유럽의 민주화 운동을 지원해왔으며 최근에는 탈북자 지원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달 9일 이 단체가 개최한 행사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의 부인인 로라 여사가 이슬람사회의 여성문제에 대해 강연하는 등 현정권과의 관계도 두텁다.
이 단체는 올 2월 도쿄(東京)에서 열린 '제3회 북한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를 후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는 미 의회나 정부가 탈북자 관련 NGO를 지원함으로써 동유럽 붕괴 당시와 마찬가지로 난민유출을 적극 도와 북한의 김정일(金正日) 체제를 붕괴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