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경제 "사회주의 변함없다"

  • 입력 2002년 7월 26일 16시 03분


북한이 이달들어 물가와 임금을 동시에 인상하고 배급제도를 변경하는 등 일련의 경제개혁을 단행했다는 사실이 일본 조선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를 통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조선신보는 26일 평양발 특파원 기사를 통해 평양의 시내버스 운임이 20배, 쌀값이 55배 오르고 근로자 임금도 인상된 물가에 맞춰 생활할 수 있도록 인상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무료의무교육제 무상치료제 사회보험제와 정휴양제 영예군인우대제를 비롯한 사회보장시책은 계속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조선신보는 이같은 경제개혁은 '시장경제의 도입'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사회주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실리를 최대한 추구하기 위한 새로운 시스템'이라고 해석했다.

일반 주민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나라가 허리를 펼수 있도록 하는 현명한 조치"라는 긍정적인 반응이 일고 있다고 소개하며 가정과 기업에서 수익을 올리기 위해 지혜를 짜내는 분위기가 급속도로 고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신보 기사 요지

홍성남내각총리는 3월 경제관리 개선강화를 위한 획기적인 조치들을 밝힌 바 있다. 아직은 모든 것이 어렵고 부족한 조건에서 나라의 경제를 추켜나가야 한다.

사회주의 경제는 생산수단의 전인민적 소유에 기초한 계획경제이며 일련의 개선작업은 이 테두리안에서 추진되고 있다. 이달부터 임금과 상품 서비스의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사회주의 분배원칙이 올바로 기능하도록 국가 부담에 의한 사회적 시책의 범위가 변경됐다.

이번 급여와 물가인상에 대해 국가 가격제정국 담당자는 "실리를 추구하려면 먼저 노동자가 스스로 경제활동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쌀값의 경우 그동안 정부가 kg당 80전에 수매해 8전에 판매하는 등 국가의 재정지출에 의해 실제가격보다 낮게 설정돼 왔지만 이제 국가의 가격조절기능을 배제하고 '실제가격'을 도입했다. 앞으로도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고려해 가격을 다시 책정할 수 있지만 철저히 중앙과 지방행정단위에서 조절하기 때문에 공급자가 제멋대로 할 수 없다.

근로자 임금은 새로 정해진 가격에 기초해 근로자 생활비를 산출한뒤 정했기 때문에 실제 생활은 좋아지면 좋아졌지 나빠지지 않는다. 오히려 근로자들이 자기 생활을 꾸리는데 실제로 얼마나 돈이 드는가를 알 수 없었으나 앞으로는 스스로 경제활동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계획에 맞춰 생활할 수 있게 됐다. 또 새로운 경제관리하에서는 실리보장 원칙을 실시, 공장이나 기업들이 벌어들인 수익에 의해 평가받게 됐다.

그동안 국가가 국민의 의식주를 보장해왔지만 이것은 공짜로 배급했다는 것은 아니며 가격이 너무 쌌기 때문에 공짜처럼 인식해왔을 뿐이다. 이번 임금과 가격이 인상됐지만 국가가 국민의 의식주를 책임진다는 정책에는 아무런 변경이 없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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