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광위 '불가론문건' 공방]李후보 음해 편파방송 주도

  • 입력 2002년 7월 26일 18시 41분


26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서는 민주당이 만든 '이회창 불가론 분석' 문건의 실행 여부에 대한 논란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TV와 시민단체 인터넷 등을 통해 이회창 불가론을 확산시켜야한다'는 문건 내용대로 방송이 편파 왜곡방송을 주도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정치 공세라고 맞섰다.

▽문건 이행 여부=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의원은 "모 방송사의 경우 5월5일 특별프로그램을 통해 노골적으로 여당의 대통령 후보를 편들었다"며 "특히 18일 방송된 한 토론 프로그램에서는 '이중국적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장상(張裳) 총리 내정자 장남의 이중국적 문제를 다루려다 오히려 이회창 후보의 손녀 미국 내 출산 문제를 조명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이윤성(李允盛) 의원은 "시민단체와 인터넷을 통해 이회창 불가론을 확산하고 대선이 임박해 TV 특집프로그램을 통해 전 국민적 화두로 삼겠다는 민주당의 시나리오가 그대로 전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권오을(權五乙) 의원도 "문건의 내용대로 광복절에 즈음해 이회창 후보를 흠집내기 위한 특집 다큐멘터리를 준비 중이라는 첩보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이협(李協) 김성호(金成鎬) 의원은 "한나라당은 문광위가 새로 소집된 첫 자리에서 당리당략적인 논쟁만을 남발하고 있다"며 정치공세 중단을 요구했다.

▽누가 실행 주체인가=한나라당 이원창(李元昌) 의원은 "김성재(金聖在) 문화관광부장관이 학술진흥재단 이사장 시절 이 문건을 작성,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제보가 있다"며 김장관을 문건의 배후로 지목했다. 이의원은 또 "박지원(朴智元) 대통령비서실장, 조순용(趙淳容)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김 장관이 방송을 정권연장의 도구로 삼기 위한 '편파 방송 3인방'이라는 지적이 파다하다"며 문화부가 '이회창 불가론'의 이행 주체아니냐고 따졌다.

남 의원은 "지식인을 동원하고 TV를 통해 불가론을 제기할 핵심 주체는 문화부 장관"이라며 "특히 김 장관은 문건대로 대통령정책기획수석비서관, 민정수석비서관 등을 거친 친여 학자 출신"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장관은 "'이회창 불가론'이라는 문건을 본 적도 없다"며 "방송사들이 그렇게 쉽게 장악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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