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재·보선 이후 신당 창당 공론화를 시사한 데 이어 민주당 내 중도파 및 비주류 일각에서는 재·보선 이후 자민련과 민국당 한국미래연합 등과의 당 대 당 통합을 통한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중도파의 한 의원은 28일 “자민련과 민국당 등을 포괄하는 큰 틀의 신당을 만들기 위한 물밑 접촉을 계속하고 있고 이미 상당부분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당 대 당 통합이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통합신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이 의원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신당에 합류해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할지의 여부는 노 후보 본인의 자유”라며 “다만 신당이 탄생하면 민주당 경선을 통해 확정된 노 후보의 대선후보 지위도 상실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 측도 노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가 유효하다는 점은 확인하면서도 ‘반(反) 한나라당 연대’를 목표로 한 거대신당 창당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되고 있다.
신당 창당을 주도하는 한 의원은 “신당 창당은 서두를 것이 없으며 새 대선후보 선출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9월 말이나 10월 초쯤 후보경선이 이뤄지면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노 후보도 28일 “당을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시도와 노력은 중요하고 의미 있다”며 “긍정적으로 본다”고 밝혀 재·보선 이후 정치권에 신당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노 후보는 “다만 변화의 내용과 그것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8월말까지는 상황을 지켜보고 기다리겠지만 8월 말 이후에는 책임지고 확실히 밀고 가겠다”고 말해 당 대 당 통합론이 아닌 본인 주도의 개혁 신당을 밀어붙일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는 27일 케이블TV인 MBN의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치는 연습이 아니라 모두 실전인 만큼 한없이 신중하다고 해서 탓할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때가 왔다고 판단될 때는 정확히 결단하는 용기와 과단성이 필요하다”고 말해 조만간 대선 가도에 본격 합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