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 지도부는 주말인 27일에 이어 이날도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지원유세를 펼쳤다.
그러나 연일 계속되는 불볕 더위 때문인지 유세장을 찾는 유권자들은 많지 않았다.
▽선거쟁점과 유세대결〓한나라당 후보들은 6·13 지방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부패정권 심판론’을 내세웠다. 반면 민주당 후보들은 ‘이회창(李會昌) 후보 5대 의혹’을 집중 부각시키면서 맞불을 놓고 있다. 특히 수도권은 정치적 쟁점이 초반판도를 좌우하고 있다.
이회창 후보는 28일 서울 혜화동 성당에서 부인 한인옥(韓仁玉) 여사, 종로에 출마한 박진(朴振) 후보 등과 함께 미사를 보며 박 후보를 측면지원했다.
이 후보는 27일에는 서울 영등포을과 금천, 경기 광명의 지원유세에서 “현 정권은 부패, 무원칙, 거짓말, 무책임 정권이다”라며 “지방선거 이후에도 정신을 못 차린 김대중 민주당 정권을 이번 재·보선에서 다시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후보들은 이날 유세에서 “북한에 식량 주고, 비료 주고, 현금까지 몽땅 갖다 바친 대가가 고작 전쟁위협이란 말이냐. 이 정부 4년반 동안 국가기강이 완전히 무너졌고 국민생활은 더욱 어려워졌다”고 정부의 정책혼선을 질타했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28일 종로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세풍과 안풍 등 부정부패에 연루된 의혹이 5개나 된다”면서 “한나라당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우리 당을 밀어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 후보들은 유세에서 “부패의 원조이고 특권, 엘리트 집단인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당 체질을 바꾼 우리 당을 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당에서는 서울 금천과 인천서구·강화군을, 경기 안성, 제주 북제주군의 한나라당 후보 4명에 대해 안기부자금 선거 유용사건 연루 의혹을 적극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중간 판세 점검〓한나라당은 호남 2개 지역을 제외한 11개 지역의 우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나라당이 현재 당선 안정권으로 분류하고 있는 곳은 서울 금천(이우재·李佑宰) △인천서구·강화군을(이경재·李敬在) △경기 광명(전재희·全在姬) △〃 안성(이해구·李海龜) △제주 북제주(양정규·梁正圭) 등 5곳. 텃밭인 부산의 해운대·기장갑(서병수·徐秉洙)과 마산 합포(김정부·金政夫)도 이미 안정권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후보자 선정이 늦었던 서울 종로의 박진, 영등포을의 권영세(權寧世) 후보도 현 추세라면 해볼 만하다는 게 당내 대체적 평가다.
다만 경기 하남과 부산진갑은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 자체조사 결과 하남의 김황식(金晃植) 후보는 민주당 문학진(文學振) 후보를 근소한 표차로 앞서는 데 그쳤고, 부산진갑에서는 구청장출신의 무소속 하계열(河桂烈)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의 한 관계자는 “최근 김황식 후보가 민주당 문 후보와의 격차를 다시 벌리고 있고, 부산진갑에선 무소속 하계열 후보의 지지도가 하강 추세여서 대세변화는 없을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시간이 흘러도 여론조사 결과가 나아지지 않자 불안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현재로선 13곳 중 당선이 확실한 사람은 광주 북갑의 김상현(金相賢) 후보뿐이라는 게 자체 분석이다. 전북 군산의 강봉균(康奉均) 후보는 무소속 함운경(咸雲炅)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태고, 나머지 11곳도 불리한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고백이다.
또 서울 금천과 영등포을, 인천서구·강화군을, 경기 안성, 광명 등 수도권 6개 지역도 공식선거 운동 돌입 전의 ‘여론조사 열세상황’에서 큰 변동이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민주당은 수도권에서는 하남 문학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