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 않아도 북한은 이번 회의기간 중 일본 중국 유럽연합(EU) 호주 등과의 외무장관 회담 등 활발한 대외접촉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특히 북측 백남순(白南淳) 외무상과 일본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외상 사이에 예정된 회담은 양측이 북-일(北-日) 수교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한 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해볼 만하다. 무엇보다 이번에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북-미(北-美)간에 어느 정도 깊이 있는 접촉이 이뤄지느냐는 점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같은 북한의 움직임이 결실을 보려면 북한 당국의 ‘진심’이 전제돼야 한다고 본다. 북한이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전술적 차원에서 이번 회의를 활용하려든다면 실패는 불을 보듯 뻔하다. 반면 북한이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는 진지한 자세를 국제사회에 보여준다면 이번 회의는 북한 경제회생의 극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최악의 상황을 탈출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경제제도의 몇 가지 변화시도가 성공하느냐 여부도 결국 대외관계 개선을 통한 외부의 지원이 관건이다.
북한이 이번 기회를 무산시키지 않으려면 할 일은 자명하다. 당장은 우리측과의 공식 비공식 접촉 때 서해교전 사태에 대한 보다 분명한 사과 표명을 해야 한다. 나아가 대량살상무기 등 국제사회가 관심을 갖는 사안에 대해 자발적으로 전향적인 조치를 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북측은 그럴 때만이 국제사회의 대북(對北) 지원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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