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식통은 “중국 측은 최근 북한측에 서해교전으로 인해 남북 및 북-미 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전달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중국 측은 최근 기업 회계부정 스캔들 등으로 정치적 어려움에 처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미국민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대 이라크전을 준비 중인 상황을 상기시키면서 ‘악의 축’ 국가로 지목한 북한의 대남 도발에 대해 군사적 응징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며 북한 측에 남북관계 개선 및 북-미 접촉 재개를 적극 조언했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특히 중국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제2차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약속을 지킬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중국은 꼭 서울 답방이 아니더라도 판문점이나 제주도 등 제3의 장소에서 정상회담을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의견도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측은 최근의 한반도 정세와 제2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 문제, 북한의 경제개혁 조치 등과 관련한 중국측과의 협의를 위해 김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베이징(北京) 외교가에서는 김 국방위원장이 비공식적으로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소문이 은밀히 나돌고 있다.
이 소식통은 “김 국방위원장의 방중설은 최근의 한반도 정세 등에 비춰 전혀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면서 “그러나 8월 방중은 중국 지도부가 제16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준비를 위한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를 개최하는 시기인 만큼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김 국방위원장의 방중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 조짐을 감지하지는 못한 상태”라면서 “그러나 지난해 9월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요청한 만큼 올 가을쯤 그의 방중이 실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국방위원장은 제1차 남북 정상회담 직전인 2000년 5월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지도부를 만난 데 이어 지난해 1월 베이징과 상하이(上海)를 방문해 중국의 개혁개방 현장을 둘러본 바 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