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한 최고위원은 30일 “찬반의 당론을 정하기가 솔직히 부담스럽다. 이미 장 지명자에 대한 흠집은 많이 났으니 자유투표로 가자는 게 다수 분위기다”고 말했다.
8·8 재·보선이 열흘도 안 남은 상황에서 여성표 등을 감안할 때 인준 반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얘기였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도 “개인 의견은 ‘인준 반대’이나 이를 현실화했을 때 여성계의 반발 등 유불리를 짐작키 어렵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한나라당은 30일 밤 긴급여론조사를 해서 청문회 이후의 여론흐름을 정밀분석한 뒤 31일 의원총회를 열어 최종 입장을 정할 방침이다. 당 관계자들은 “찬반 결정을 유보한 채 ‘형식은 자유투표, 내용은 반대’로 귀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청문회를 통해 장 지명자가 총리로서의 국정운영 능력을 갖고 있음이 입증됐다고 보고 인준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자유투표를 당론으로 정할지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맞서고 있다.
일부 개혁파 의원들이 “위장 전입 의혹 등에 대한 비판 여론이 여전히 부담스럽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변수이다.
이호웅(李浩雄) 조직위원장은 30일 고위당직자 회의에서 “자유투표 실시를 당론으로 정해 국민에게 신선한 감동을 줘야 한다”고 말했으나,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전용학(田溶鶴) 홍보위원장 등은 “부결의 위험성도 생각해야 한다”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31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자유투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자민련〓김종필(金鍾泌) 총재가 장 지명자에 대해 이미 우호적 입장을 밝힌 이후 의원들도 대체로 인준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