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 6차례 이전 20년동안이나 몰랐나

  • 입력 2002년 7월 30일 19시 06분


증인 선서 - 박경모기자
증인 선서 - 박경모기자
장상(張裳) 국무총리 지명자에 대한 29, 30일 이틀간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은 장 지명자의 위장전입을 통한 아파트 투기 의혹 등을 집중 제기했으나 상식적인 차원의 의문조차 풀리지 않은 대목이 많다.

▽아파트 투기 목적은 없었나〓의원들은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아파트에 살면서 잠원동 반포동, 목동 등으로 전입을 한 데 대해 투기의혹을 제기하고 특히 잠원동 신반포아파트를 전매해 2배 이상의 매매 차익을 얻은 것이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나 장 지명자는 이를 정면으로 부인했고 의원들은 이를 더 이상 추궁하지 못했다.

장 지명자는 구 반포 아파트로 전입한 부분에 대해선 “재건축을 한 것도 아닌데 왜 전입을 했는지 수수께끼다”며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했다. 장 지명자는 “모든 것은 시어머니가 했다”고 했지만 “목동 아파트는 내가 사자고 했다”며 다른 말을 했다.

그러나 집을 팔고 사는 것처럼 중요한 문제를 시어머니가 전혀 상의 없이 혼자서 했을 것이라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주민등록 이전 정말 몰랐나〓장 지명자는 79∼98년에 여섯 차례나 주민등록이 옮겨진 사실에 대해서도 “시어머니가 한 일이라 몰랐다”고 답변했다.

일부 의원들이 “주소가 바뀌면 주민등록증 뒷면에 적게 돼 있는데 20년 동안 몰랐을 수 있느냐”고 추궁했으나 장 지명자는 “안 하고도 살아왔다”고 말했고 주소지 이전에 따른 자동차등록 이전 사실도 “몰랐다”고 답했다.

▽학력기재 잘못을 오랫동안 왜 그냥 뒀나〓장 지명자는 “학계에서 출신학교를 속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으로 바로잡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자민련 안대륜(安大崙) 의원은 “학술진흥재단에 제출한 이력서에도 프린스턴대학으로 되어 있다”며 그의 주장에 의혹을 제기했다. 언론사 등에 보내는 이력서를 비서가 서명을 해서 보냈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고 주장하지만 대부분의 저명인사들이 자신의 이력에 대해 민감하다는 점에서 틀린 부분을 오랫동안 바로잡지 않은 경위는 석연치 않다.


▽현금성 재산 어떻게 모았나〓장 지명자는 재산 신고에서 14억원의 현금과 예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 지명자는 “남편과 함께 직장생활을 해오며 두 사람 중 한 명의 봉급은 모두 저축을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해명했다. 그는 올해 3월에 개설한 통장에 들어 있는 정기예금의 자금출처에 대해선 “공개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주영(李柱榮) 의원은 친정어머니 및 시어머니의 생활비와 장남의 유학지원금 등을 조목조목 들어가며 봉급을 저축한 것이라는 장 지명자의 주장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국적을 포기했는데 주민등록에는 왜 남아있나〓장 지명자는 “장남의 국적 포기는 법무부의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었던 것이었다”며 병역기피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법무부에 제출된 국적이탈 허가신청 사유서에는 ‘출생지인 미국 내에서 취학 교육과 생활 기반을 위하여’라고 기재되어 있어 차이를 보였다.

국적포기 후에도 장남이 국내의 주민등록에 등재된 경위에 대해서도 장 지명자는 “결혼하기 전까지는 남아 있는 것으로 알았다”며 “행정착오”라고 답변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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