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총리서리 차제에 폐지를”

  • 입력 2002년 7월 31일 18시 44분


장상(張裳) 총리지명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뒤 한때 장 ‘총리서리’의 위상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총리실측은 임명동의를 얻진 못했지만 지금까지 장 총리지명자가 행한 업무는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장 지명자에게 21일 동안의 급여(980만여원)를 지급한 것도 문제가 없다는 것. 총리실은 나아가 장 지명자는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동의안 부결과 관계없이 총리서리로 계속 근무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총리실이 이처럼 총리서리의 권한에 대해 적극론을 펴는 것은 총리서리제도 자체가 법률 근거가 없이 관행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 어차피 초법적 제도인데, 새삼 문제가 있느니 없느니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인 것이다.

이에 대해 헌법학자들은 총리서리는 차제에 폐지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고려대 법대 장영수(張永洙) 교수는 “총리서리는 헌법에 없는 지위”라며 “정권교체 후 첫 총리나 질병 등으로 갑자기 교체해야 할 때를 제외하곤 총리서리를 두는 것은 피해야 한다. 총리내정자 정도로 두고 국회 동의를 얻으면 그때부터 집무하도록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헌법학자들도 그동안 장 지명자가 총리서리로서 한 행정행위는 인정해 줄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임명동의안 부결된 역대 총리 지명자
연도/국회총리 지명자
48년 7월/ 제헌이윤영
50년 4월/ 2대이윤영
50년 11월/ 2대백낙준
52년 10월/ 2대이윤영
52년 11월/ 2대이갑성
60년 8월/ 5대김도연
2002년 7월/16대장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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