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특히 민주당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 남북 화해협력 기류 및 이회창 대통령후보 아들 병역비리 문제 등 ‘5대 의혹’ 공세와 연결된 현 정권의 재집권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해 강력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신당에 대한 한나라당의 인식〓서청원(徐淸源) 대표는 5일 일부 언론 보도를 인용해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6월초 청와대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면담한 이후 한광옥(韓光玉)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 등 중도파 중진들과 거리를 부쩍 좁히며 신당 창당을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 배경에는 DJ의 뜻이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서 대표는 6일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현 정권이 국민경선으로 뽑았다는 대선후보를 버려가며 재집권을 위한 음모를 꾸미고 있다”며 이 문제를 집중 거론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당 창당이 김 대통령에 의해 총지휘되고 있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판단이다.
▽DJ를 겨누는 이유〓한나라당이 김 대통령을 타깃으로 선정한 이유는 향후 신당이 창당되더라도 ‘DJ당의 변종’에 불과하다고 공격할 발판을 마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한 북한의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참가 등 남북 화해협력 분위기, 민주당의 ‘이회창 5대 의혹’ 총공세 등 궁극적으로 ‘반(反) 이회창 연대’를 겨냥한 정계개편 움직임을 방치하고 있다가는 눈뜨고 당할 수 있다는 강박관념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는 김 대통령에 대해 탄핵 추진 등을 거론하며 ‘공작정치 중단’을 강도 높게 요구하는 ‘공격적 방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당 지도부의 판단이다.
▽청와대 민주당의 반박〓청와대와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신당 창당 DJ 배후설’에 대해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박선숙(朴仙淑)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정치권은 더 이상 대통령을 정치공방에 끌어들이지 말라. 국정에 전념하는 대통령을 돕지는 못할망정 그래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박지원(朴智元) 대통령비서실장도 “대통령이 실패하면 나라가 불행해진다. 대통령을 정쟁에 끌어들이는 것은 결코 애국적인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