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각계 원로 오찬 "국민 상당수 북한 진의 의심"

  • 입력 2002년 8월 8일 18시 33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8일 김수환(金壽煥) 추기경 등 각계 원로인사 25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며 남북관계와 경제문제 등 국정운영 전반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다음은 참석자들의 발언 요지.

▽강원용(姜元龍) 평화포럼 이사장〓앞으로 3년은 한반도에 매우 중요한 시기로 자칫 한반도에 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 남북간의 평화와 화해의 기조만은 단단히 다져야 한다.

▽이홍구(李洪九) 전 총리〓미국의 의회와 정부 내에도 여론이 다양하다. 앞으로 남북관계 일정을 어떻게 미국과 잘 조율하느냐가 과제이다.

▽김 추기경〓현 정부는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 다만 북한이 과연 진심이냐는 점에 상당수 국민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남북간 화해 협력 못지않게 우리 내부의 화해 협력도 중요하다.

▽강영훈(姜英勳) 전 총리〓북한이 어려움에 빠져 있는 만큼 돕지 않을 수 없지만 안보관계에서만은 일방적으로 할 수 없다. 북한이 신뢰를 줬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측면이 많았다. 정치가 너무 혼탁하다. 정책대결이 아니라 개인문제에 관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박형규(朴炯圭)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우리의 정치갈등은 외국에서 봐도 우스울 것이다.

▽은방희(殷芳姬)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뜻대로 잘 안됐지만 여성총리 지명은 큰 의미가 있었다. 앞으로도 여성의 지위와 권한 향상을 위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신현확(申鉉碻) 전 총리〓70년대 중반까지는 북한이 남한보다 우위에 있었다. 이것이 역전된 것은 경제의 힘이었다. 드러나지 않지만 우리 경제에 많은 문제가 내재돼 있다. 우리 경제에 대해 안심하는 경향이 있으나 그렇지 않다.

▽서영훈(徐英勳) 대한적십자사 총재〓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을 하려 해도 여야의 정쟁거리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빨리 극복돼야 한다.

▽이세중(李世中) 변호사〓남북문제는 민족 내부문제와 국제적 문제라는 양면성 때문에 풀기가 쉽지 않다. 국민들은 한미간에 의견이 일치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김숙희(金淑喜) 대한YWCA연합회장〓재고 쌀 문제가 심각하다. 정부가 북한에 쌀을 보내려는 정책을 갖고 있다면 국민들이 이를 적극 지지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김 대통령〓우리는 4중, 5중의 안보태세를 기반으로 화해 협력정책을 펴나가는 것이지 그냥 손 놓고 잘하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앞으로 남북축구 교류, 부산아시아경기 등이 민족적 축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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