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당국자는 14일 “이번 회담은 북-미와 북-일 대화의 재개 및 진전에 긍정적 영향을 줌으로써 한반도 정세를 대화 국면으로 들어가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번 회담을 앞두고 정부는 서해교전과 대북특사 파견 취소로 경색된 북-미 관계를 어떻게든 다시 본궤도에 올려야 한다는 부담을 갖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은 당분간 유보적 태도를 견지하며 남북대화의 진전 여부에 따라 북-미대화의 재개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미 정부는 북한이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남북 군사당국자회담의 일정을 못박지 않은 점에 의구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북-미대화의 신호탄으로 여겨지는 대북특사 파견 여부도 남북 경추위 2차회의 및 남북적십자회담의 진행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할 것이라는 얘기다. 미국의 태도 결정이 늦춰지게 된 것이다.
또 북한이 13일 미국의 핵사찰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하고 북-미간 핵동결 합의를 파기할 수 있다고 경고하자, 미 국무부가 곧바로 핵사찰의 이행을 재촉구하고 나선 점도 북-미 관계 개선이 그리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반면 북-일 관계는 북-미관계와 달리 18일 적십자회담과 25, 26일 평양에서 열리는 국교수교를 위한 국장급 회담 등을 통해 관계 개선의 분위기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