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식탁에는 부인 권양숙(權良淑)씨가 손수 만든 비빔밥과 잡채, 전 등이 올랐다. 술은 ‘임금이 먹는 술’을 뜻하는 ‘군주(君酒)’였다. 기자들의 요청으로 맏딸 정연(靜姸)씨도 나와 인사를 했다. 동석했던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아들 정연(正淵)씨와 동명(同名)이라는 사실을 빗대 “정연씨, 왜 그렇게 아버지 속을 썩여요”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노 후보는 이날 최근의 정치상황에 대한 자신의 소신도 솔직히 털어놓았다. 특히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과의 ‘빅딜’여부에 대해 그는 “‘나는 대통령을 하고 너는 총리를 해라’는 식의 딜(거래)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 의원과는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경선을 한 번 하자는 것이지 (자리를 놓고) 흥정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흔히 주변에서 대통령후보와 총리자리를 놓고 정치적 빅딜을 얘기하는 사람이 많지만 전혀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내 반노(反盧)세력에 대해서는 “밥을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타협이 가능하지만 밥상을 엎겠다면 타협이 안 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노 후보의 한 측근은 이날 자택 개방에 대해 “앞으로 노 후보의 행보가 많이 달라질 것”이라며 대선후보로서 본격적인 이미지 메이킹작업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