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표 사퇴배경]“최고위원체제론 신당창당 어려워”

  • 입력 2002년 8월 19일 01시 22분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하고, 비상대책기구에 권한을 위임키로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은 16일 열린 원내외 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가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서 한 대표를 지지해온 상당수 중도파 의원들은 반노(反盧)파 의원들의 ‘당 지도부 총사퇴’ 요구의 대안으로 비상대책기구의 출범을 제시했었다.

사실 한 대표가 대표직 사퇴를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6·13 지방선거 직후부터였다. 당시 한 대표는 사퇴를 공식선언하려 했으나 시기를 놓쳤다. 그는 그동안 사석에서 “나는 마음을 비웠다. 언제든지 물러날 준비가 돼있다”는 말을 자주 해왔다. 또 16일 연석회의가 끝날 무렵에는 의원들의 지도부 사퇴요구에 대해 “여러분의 의견을 수렴하겠다. 적당한 기회에 반드시 책임을 지겠다”며 백의종군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한 대표가 20일 갑작스레 당무위원회를 소집하자 한 대표의 측근들조차 “대표가 왜 당무회의를 소집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얘기했다. 이 자리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신당창당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최고위원체제로는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 대표의 뜻대로 사퇴와 비상대책기구 출범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한 대표의 일부 측근들은 “대표가 사퇴할 경우 당의 중심을 잡아야할 최고위원회의가 무력화된다”며 “비상대책기구 인선 등을 놓고 당이 또다시 표류하게 될 것”이라며 걱정하고 있다. 일부 최고위원들도 반대하고 있어 19일 최고위원회의와 20일 당무회의 결과가 주목된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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