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측은 또 일본측이 강력하게 요구해온 일본인 실종자 생사 문제와 관련, 49명 중 6명에 대해 “2명은 살아 있고 4명은 병사했다”고 일본측에 통보하고 앞으로도 생사 여부가 확인되는 대로 일본측에 신속히 통보해 준다는 내용을 공동발표문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이번 생사확인 명단에는 북한이 납치했다는 의혹이 제기돼온 11명은 포함돼 있지 않아 25일로 예정된 양국 외무성 국장급 협의로 넘어가게 됐다. 외무성 국장급 협의에서는 일본의 식민지 지배 보상문제를 포함해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일본측은 회담이 끝난 후 “북한측이 회담에서 성의를 보였다. 납치 의혹에 대해 언급이 없었던 점은 아쉽지만 앞으로 더욱 진전이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북한측은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눴다”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일본측 대표단은 이날 평양의 한 호텔에서 북한 인민보안성(경찰에 해당) 관계자들로부터 실종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방법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북한측은 “5월 적십자사로부터 조사 요청을 받고 주민등록표를 토대로 이름 생년월일 성별 등을 엄밀히 조사하고 있다”고 말해 성의를 다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일본측 관계자들이 북한 인민보안성 관계자를 직접 만나 실종자에 관한 설명을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측 관계자들은 이어 1963년 동해상에서 어선과 함께 행방불명된 후 지금은 평양에 살고 있는 데라코시 다케시(寺越武志·52)를 만났으며, 올 가을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 일본인 처 3명과도 개별 면담을 가졌다. 5년 전 해상에서 조난을 당해 북한 어선에 구조됐다고 밝힌 데라코시씨는 19일 북한을 방문한 모친과 면회를 했으며 일본 기자단에 “고향이 그립다. 일시 귀국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측은 북한측 요구에 부응해 태평양전쟁 전후로 일본에서 실종된 314명의 조선인 가운데 3명의 소식을 확인하고 이중 1명이 일본에 생존해 있음을 공동발표문에 명기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