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 예금 담보로 대출” 張서리측 해명

  • 입력 2002년 8월 22일 18시 12분


장대환(張大煥) 국무총리서리가 매일경제신문 법인 소유 정기예금을 담보로 23억9000만원을 개인 이름으로 대출받아 회사에서 빌린 가지급금을 갚는 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매일경제신문이 22일 장 총리서리가 우리은행(옛 한빛은행)에서 빌린 38억9000만원(부인 명의 대출 15억원 포함)의 사용처에 대한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내놓은 자료에서 밝혀졌다. 이 자료에 따르면 장 총리서리는 매일경제TV(MBN), 매경인터넷, 매경인쇄 등 매경 관계 회사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매경에서 가지급금을 빌린 뒤 매일경제 법인 명의로 된 정기예금(잔고 24억원)을 담보로 우리은행 매경미디어지점에서 23억9000만원을 빌렸다.

▼관련기사▼

- 張서리도 청문회 심적 부담
- 총리실 “張서리 박사학위 정상적 취득”

지분이 전혀 없는 대표이사가 다른 회사의 개인 지분을 늘리기 위해 회사 공금을 이용한 셈이다.

매경측은 “우리은행에 저당 잡힌 매경 정기예금에 대한 채무 이행을 약속받기 위해 장 총리서리가 보유하고 있는 매경 관계회사 주식(액면가 기준 27억2000만원)에 대한 질권설정 계약을 매경과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인회계사 S씨(31)는 “기업이 어려울 때 대주주나 경영진이 개인 재산을 담보로 운영자금을 조달하는 사례는 있지만 지분이 전혀 없는 최고경영자가 다른 회사의 개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 재산을 이용하는 것은 드문 경우”라며 “기업가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자료는 또 장 총리서리가 매경에서 빌린 가지급금 상환에 관한 내용이 감사보고서에 나타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매경은 비상장사로 회계보고서의 작성기준이 상장사에 비해 엄격하지 않아서 생긴 일”이라며 하자가 있음을 간접 시인했다.

한편 장 총리서리의 부인 정현희(鄭賢姬)씨가 소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99년부터 3년 동안 건강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총리인사청문특위의 한나라당 엄호성(嚴虎聲) 의원은 22일 “장 총리서리가 제출한 최근 3년간 종합소득세 납부명세에 따르면 정씨는 친정어머니가 운영하는 ㈜홍진향료에서 1999년과 2000년에 각각 1700만원, 2001년에 1600만원의 근로소득을 올렸다”면서 “그러나 정씨는 86년 4월 장 총리서리의 직장보험 피부양자로 등록한 뒤 소득이 있었던 99년부터 2001년 10월까지도 보험료를 내지 않았다”며 건보료 납부 회피의혹을 제기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