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경호 사과…김정일 ‘좋은인상 심기’ 노력

  • 입력 2002년 8월 22일 18시 57분


러시아 극동지역을 방문 중인 북한의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러시아 국민과 친해지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는 지난해 방문때 과잉경호와 돌출행동으로 좋지 않은 인상을 심어줬다는 주위의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21일 특별열차 안에서 동행 중인 러시아의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극동지역 대통령 전권대표에게 “시민들이 (나 때문에)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사과했다. 이에 오히려 당황한 풀리코프스키 대표가 “극동지역에 외국의 지도자가 자주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경 쓰지 마시라”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기 위해 고심한 흔적은 방문일정에서도 엿보인다.

21일 저녁 김 위원장은 아무르강 샤르골섬에 있는 어린이 여름캠프를 방문해 모기가 극성을 부리는 가운데서도 어린이들의 공연을 관람했다. 그는 즉석에서 러시아 어린이 100명을 북한에 초청하기도 했다. 23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도 어린이문화회관을 방문할 예정이다. 또 22일 하바로프스크에서는 처음으로 러시아 정교회 사원인 성이노겐트 이르쿠츠크 주교교회를 방문했다. 24일에는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극동국립대를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김 위원장은 외국 방문 때마다 열차를 이용해 “고소공포증이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받고 있는 데 대해 풀리코프스키 대표에게 “더 많은 것을 보기에는 열차 여행이 좋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그렇다면 내년에는 비행기로 모스크바에 오겠다”고 말했다.

블라디보스토크〓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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