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법무해임안-1000만명 서명 충돌

  • 입력 2002년 8월 23일 11시 38분


한나라당은 '병풍(兵風)'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서울지검 박영관(朴榮琯) 특수1부장의 유임 등에 반발, 23일 김정길(金正吉) 법무장관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한나라당은 해임안 제출을 시작으로 장대환(張大煥) 국무총리서리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자격 철저검증, 공적자금 국정조사 및 대통령 일가 권력비리 특검제 도입, 정권퇴진운동의 수순으로 투쟁강도를 높여갈 방침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병역비리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1000만명 서명운동'을 계속키로 해 정국은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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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법무 해임안 대책>-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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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이날 서청원(徐淸源) 대표 주재로 최고위원회의,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민주당 이해찬(李海瓚) 의원의 '병풍 쟁점화 요청' 발언과 박 특수1부장의 유임인사를 규탄한 뒤 청와대를 집단 항의방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사과와 박지원(朴智元) 비서실장의 해임 등을 촉구하는 공개요구서를 전달했다.

한나라당은 또 김 법무장관 해임건의안을 28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고 29일경 처리한 뒤 공적자금 국정조사도 민주당이 거부할 경우 조사계획서를 단독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서 대표는 회의에서 "청와대가 공작의 총본산으로 모든 정치공작은 김 대통령의 뜻이고 총괄지휘는 박지원 비서실장이라고 보며 여러 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김학재 대검차장과 박영관 부장으로 이어지는 '부패정치공작'이라는 거악의 실체를 뿌리뽑기 위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한화갑(韓和甲) 대표 주재로 '5대의혹규명특위'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오찬을 겸한 '정국상황비상대책반' 회의를 열고 병역비리 척결 1000만 서명운동의 지속적 추진과 '이회창(李會昌) 후보 빌라게이트' 추가의혹 규명에 매진키로 했다.

민주당은 또 한나라당의 장 총리서리 인준 부결 움직임과 관련, "이 후보 아들들의 병역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국정마비와 혼란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 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한나라당이 국회를 도구화하고 검찰을 무력화하는 등 국정을 혼란시키고 있다"면서 "이 후보의 두 아들 병역비리를 끝까지 추적해 진실을 밝혀내고, 당원과 지도부는 우리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투쟁을 성공시키기 위해 총체적으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도 이날 한 대표와 가진 조찬회동에서 "한나라당이 이 후보 한사람의 불법을 덮기 위해 국법질서를 짓밟고 국정을 마비시키려는 대단히 위험하고 무책임한 행동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행동에 정면대응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변인은 또 논평에서 "91년 1월 정연(正淵)씨가 서울대병원에서 진찰을 받았다는 영수증이 발견됨에 따라 당시 서울대병원 관계자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서울대병원은 진실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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