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 정몽준(鄭夢準) 의원, 박지원(朴智元) 대통령비서실장 등은 서로 인사하며 짧은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이들의 대화는 덕담과 선문답에 그쳤다.
이 후보는 박 실장을 만나자 “잘 되시냐”고 안부를 물었고, 박 실장은 “도와주십시오”라며 장대환(張大煥) 총리서리의 인준을 부탁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얼굴이 좋아지셨네요”라고 말한 뒤 몸을 돌렸고, 박 실장은 “또 뵙겠습니다”라고 인사했으나 이 후보는 못들은 척하며 리셉션장을 떠났다.
이에 앞서 이 후보는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와 만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김 총재는 “어떠세요”라고 물었고 이 후보는 “좋습니다”고 간단히 대답한 뒤 헤어졌다.
박실장은노후보를 만나서는 “당에서 장 총리서리 인준안이 잘 처리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이 후보께도 부탁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독자 신당 추진 여부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정 의원은 노 후보에게 “바쁘시죠”라며 먼저 인사를 건넸다. 노 후보가 “언제 한번 봐야 할 텐데…”라고 화답하자, 옆에 있던 민주당 김상현(金相賢) 의원이 “방 하나 잡아줄 테니 담판 짓고 나오시죠”라고 끼어들었다. 하지만 노 후보가 “보면 얘깃거리가 너무 많을 것 같아서…”라고 말을 흐리자 정 의원은 “한번 뵐게요”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