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리가 북한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이 급진전될 가능성이 높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은 이날 “고이즈미 총리가 다음달 17일 하루 동안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밝혔다. 그는 또 “양국이 1년 전부터 공식 비공식 접촉으로 국교정상화 문제를 꾸준히 논의해 왔다”며 “한국과 미국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에도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고이즈미 총리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나 솔직한 대화로 양국관계 해결의 실마리를 풀고 싶다”며 “우선 국교정상화 교섭을 재개할 것인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해 수교 문제가 최대 의제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또 “일본인 납치문제는 일본 국민의 안전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당연히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상회담에서는 수교 문제, 일본인 납치의혹과 함께 일제 식민지배에 대한 과거청산 문제, 북한 핵 및 미사일 개발 등 안전보장 문제 등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이즈미 총리는 또 “김대중(金大中) 한국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강력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며 “한국 미국과 긴밀히 연계해 정상회담을 진지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방북은 고이즈미 총리가 직접 결단을 내려 북한측에 제시하고 김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여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평양에서 열린 북-일 외무성 국장급 협의에서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일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홍성남 북한 총리에게 “평양을 방문하고 싶다”는 고이즈미 총리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것.
일본과 북한은 1990년 북-일 국교정상화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2000년 10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11차 국교정상화 본회담을 마지막으로 교섭이 중단된 상태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北외무성 “北-日현안 해결 계기될것”▼
북한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30일 오후 4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내달 중순 방북한다고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북한방송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위원장이신 김정일 동지와 상봉하고 회담을 하기 위하여 일본국 고이즈미 총리가 9월 중순 우리나라를 방문하게 된다”고 전했다. 북한 방송들은 같은 내용을 “거듭 말씀드리겠다” “다시 말씀드리겠다”며 세 차례에 걸쳐 반복해 내보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도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평양 방문이 양국간 현안을 해결하고 양자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