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는 베이징에서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와 쩡칭훙(曾慶紅) 공산당 조직부장 등 실력자들을 잇달아 만나 한중 현안과 남북관계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후보는 “이번 방중을 통해 평화정착을 전제로 남북 교류 확대를 강조한 나의 ‘한반도 평화구상’을 설명하고 북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국측 고위인사들로부터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무슨 일이든 돕겠다’는 약속을 얻어낸 것은 큰 성과”라고 자평했다.
이 후보측은 또 지난해 11월 러시아를 시작으로 미국(1월), 일본(3월)에 이어 이번 방중으로 4강 외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후보는 이와 관련, “4개국 순방을 통해 남북한과 주변 4강이 참여하는 ‘6자회담’ 구상을 설명하고 공감을 얻어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12월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4강 외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은 선거전략상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즉 대외적으론 한반도 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주변 4강에 이 후보가 한국 내 유력한 대선주자임을 알렸고 내부적으로는 외교역량을 갖췄다는 이미지를 부각시킴으로써 다른 대선 후보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방문국에 따라 다른 태도를 보이는 유연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미국 방문 때는 현 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한 비판에 중점을 둔 반면 일본 방문시에는 햇볕정책에 대한 평가는 자제했다. 이번 중국 방문에서는 자신의 한반도 평화구상을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후보가 4강 순방 외교를 마무리했지만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중국과의 외교문제로 비화할 소지가 큰 탈북자 문제와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가능성, 북-미 대화의 속도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대선 후보로서 추상적 원칙론이 아닌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아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상하이〓김승련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