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융개혁 단행할듯

  • 입력 2002년 9월 5일 18시 41분


북한이 경제개혁을 위해 지난달 물가 및 임금인상 조치를 단행한 데 이어 조만간 금융개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중국 연변일보가 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 중앙은행인 조선중앙은행이 화폐 발행과 금융정책 제정은 물론 전국 각 지점을 통해 예금과 대출도 관장하는 등 금융 전반의 업무를 맡고 있으나 조선금성은행 등 전문은행에 예금 및 대출 업무를 이관하는 방향으로 금융제도를 개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북한에는 조선금성은행 조선공업은행 고려상업은행 등 전문은행이 있으나 당과 정부의 자금관리와 외환업무만을 취급하고 있으며 자본주의 국가와 같은 일반 상업은행은 없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연변일보는 “북한은 최근 경제개혁에 앞서 중국과 일본의 금융제도를 자세히 연구했으며 특히 중국의 금융개혁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중국은 1978년 물가 및 임금인상을 한 데 이어 이듬해인 1979년 금융개혁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또 7월 독립채산제 실시에 따른 기업의 재정관리를 위해 ‘회계관리 세칙’을 제정하고 새로운 ‘회계계산법’을 도입했으며 재정성 산하 독립채산제 지도국의 전문요원을 각 기업에 파견해 회계책임자들을 교육시키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특히 김책제철연합기업소와 순천시멘트연합기업소 등이 새로운 회계계산법에 따른 재정관리의 시범기업이 되고 있다는 것.

이 신문은 북한의 경제개혁에 대한 외부평가와 관련해 “개혁개방 초기의 중국과 비슷하지만 중국이 서방세계와 관계를 개선한 상태에서 경제개혁을 추진한 반면 북한은 아직도 미국 등으로부터 경제봉쇄를 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성과를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가소유체제인 북한은 금융의 기능을 국가의 자원 배분을 위한 재정적 보조수단으로 인식해 왔으며 자본주의 국가처럼 이자율 수익률 환율 등을 매개로 금융시장에서 자율적으로 자원배분 기능이 수행되는 것을 부정해 왔다.

이 때문에 북한이 경제개혁 2단계 조치로 금융개혁을 실시한다면 기업의 생산활동 활성화를 위한 원·부자재의 공급과 배급제 폐지에 따른 주민의 소비진작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