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盧 "노무현 사퇴" 서명돌입…"60~70명 공감" 주장

  • 입력 2002년 9월 6일 18시 43분


민주당 송석찬 의원(가운데)이 기자들에게 노무현 후보 사퇴요구서를 보여주며 사퇴서명운동에 돌입했다고 밝히고 있다. 서영수기자
민주당 송석찬 의원(가운데)이 기자들에게 노무현 후보 사퇴요구서를 보여주며 사퇴서명운동에 돌입했다고 밝히고 있다. 서영수기자
민주당 내부 사정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반노(反盧)진영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 사퇴 요구가 갈수록 노골화하고 있는 가운데 물밑에선 이미 노 후보 중심의 재창당에 대비, 선대위원장 자리를 놓고 중진들의 신경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반노파 움직임〓송석찬(宋錫贊) 의원이 선두에 서서 강경론을 주도하고 있다. 송 의원은 6일 ‘통합신당 창당을 위한 노 후보 사퇴 요구서’를 작성해 서명작업에 돌입했다.

송 의원은 이날 본회의장에서 사퇴요구서를 배포하다가 김옥두(金玉斗) 의원 등의 만류로 도중에 중단했으나 “14일까지 비공개 서명을 받아 당에 제출할 것이다. 60∼70명가량의 의원이 취지에 공감하고 있다”며 서명작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근진(李根鎭) 의원도 “노 후보가 사퇴하지 않으면 당을 같이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당론향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상당수 중도-비주류 의원들은 “수해로 나라가 어지러운데…”라며 애매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서명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중도파인 박양수(朴洋洙) 의원 등은 이와 관련해 “10일 신당추진위의 중간 결산 내용을 지켜본 뒤 당무회의에서 통합수임기구 구성을 제안하겠다”고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7일 한광옥(韓光玉) 최고위원,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와 조찬회동을 갖고 당내 의견조율에 나설 예정이다. 노 후보측도 반노파의 서명작업 등에 대한 직접 대응을 삼간 채 선대위 구성을 위한 물밑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선대위원장 경쟁 시작〓차기 당권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선대위원장 자리를 놓고 몇몇 중진이 이미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화갑 대표는 “마음을 비웠다”고 말하고 있지만, 노 후보로서는 당내 최대 지분을 가지고 있는 그를 선뜻 배제하기도 어려운 처지. 그러나 한 대표를 선대위원장에 지명할 경우 ‘민주당〓DJ당’이란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어렵다는 점이 노 후보측의 딜레마다.

친노파의 중심인물인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은 선대위원장직에 관심을 갖고 ‘물밑운동’에 나서고 있다. 그는 야당 시절에도 DJ에 반기를 들었고 현 정부 들어서도 구속 수감되는 바람에 ‘탈 DJ’의 이미지가 강한 것이 장점. 중부권을 대표하는 개혁적인 이미지도 있어 노 후보측도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광옥 최고위원도 최근 노 후보와 단독 회동을 갖고 선대위원장직에 대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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