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李 대세론 확산될라"…李후보-장쩌민 이례적 면담

  • 입력 2002년 9월 6일 18시 53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가 방중기간에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 및 공산당 총서기와 면담을 가진 데 대해 민주당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외교적 관례’를 이유로 외국의 야당 대통령후보를 거의 만난 적이 없는 장 주석이 이례적으로 이 후보를 만난 것이 자칫 대선과정에서 ‘대세론 확산’의 홍보재료로 활용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97년 중국을 방문했던 당시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 후보는 서열 4위인 리루이환(李瑞環)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을 면담하는 데 그쳤었다.

외교소식통들은 이 후보의 장 주석 면담이 성사된 데 대해 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 공산당과 구여권간의 끈끈한 교류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이 후보의 방중도 이세기(李世基) 전 의원 등 한나라당 내 중국통들과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간의 ‘직거래’를 통해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중국 공산당측은 이 후보가 한나라당 총재시절인 5월 이전 이 후보의 장 주석 면담을 적극 주선했으나 이 후보가 전당대회를 통해 ‘총재’가 아닌 ‘후보’로 변신하자 “다른 당 후보와의 형평이 문제가 된다”며 난색을 표해 이 후보의 6월 방문일정이 취소되기도 했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장 주석은 이 후보와의 면담 중 그를 ‘후보’ 아닌 ‘총재’라는 호칭으로 불렀다.

한편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측은 이 후보가 이례적으로 장 주석을 면담한 데 대해 ‘정부쪽의 양해’나 ‘간접지원’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신당창당 문제로 후보의 지위조차 확실히 굳히지 못하고 있는 노 후보측의 초조함을 반영하는 대목이다.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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