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원이 9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선출마선언과 함께 현대중공업 주식을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은 재벌 가문 출신의 대권도전에 따른 국민 일반의 거부감과 재계 일각의 견제 움직임을 겨냥한 고육지책으로 볼 수 있다.
정 의원은 또 정몽구(鄭夢九) 현대자동차 회장이 자신의 출마에 대해 ‘지지 불가 선언’을 계획 중이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 “아버님이 살아 계셨다면 저렇게 말씀하셨겠느냐”면서도 “여기(출마)까지 오게 된 데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점을 만나 뵙고 설명드리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를 비롯한 정치세력들과의 적극 연대의사도 피력했다. 그는 전날 저녁 서울 신라호텔에서 JP와 부부동반 만찬을 가진 사실을 공개하며 확대해석은 경계했지만 앞으로의 연대 여부에 관해서는 “국민통합과 초정파적 정치를 위해 내가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특히 JP의 보수 이미지가 그가 주창하는 ‘정치혁명’ 세력 결집에 장애가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흙 묻은 배춧잎이 있어야 속잎이 깨끗이 보존될 수 있다”며 ‘이상’과 ‘현실’의 조화를 강조했다. 그는 “출마선언에 같이할 현역의원은 2, 3명이 될 수도, 그보다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지만 10월 중순에는 20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이 JP와의 회동을 서두른 것은 기존 현역의원 접촉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 등 민주당 내 ‘이탈예비군’의 합류를 유도하기 위한 전술적 선택이라는 해석도 없지 않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