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이산가족 상봉 455명 귀환 99명 16일 출발

  • 입력 2002년 9월 15일 18시 55분


제5차 남북이산가족상봉 셋째날인 15일 남측의 조병철씨가 차에 탄 북측의 누나 조병숙씨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작별을 고하고 있다. - 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제5차 남북이산가족상봉 셋째날인 15일 남측의 조병철씨가 차에 탄 북측의 누나 조병숙씨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작별을 고하고 있다. - 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제5차 이산가족 상봉에 나선 남측 가족과 친척 455명이 금강산에서 2박3일간 북측 가족 100명을 만나고 15일 돌아온 데 이어 남측 이산가족 99명이 16일 북측 가족(200명)을 찾아 또다시 금강산으로 떠난다.

2차로 금강산을 방문할 남측 이산가족 100명 중 4명이 건강문제로 상봉을 포기함에 따라 후보자였던 송윤태(68) 이인규(69) 김연욱씨(62)가 상봉길에 올랐다.

○…남측 방문단 455명은 귀환하기에 앞서 15일 금강산 온정각휴게소 주차장에서 1시간 동안 작별상봉을 했다.

그러나 이산가족들은 상봉행사와 동시에 열린 남북 철도 도로 실무협의회가 난항을 거듭하면서 남측 대표단이 이날 정오 장전항을 떠날 예정이던 설봉호의 출발을 지연시키는 바람에 2시간여 동안 발이 묶였다. 이 과정에서 북한 여동생을 만나기 위해 방북했던 김계임 할머니(80)가 설사와 탈수로 저혈압 증세를 보이고 이산가족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대표단은 결국 배를 먼저 출발시켰다.

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일부 이산가족들은 “예약한 비행기를 못타면 누가 배상할거냐”고 불만을 터뜨리며 이산가족을 ‘볼모’로 기싸움을 벌이는 정부를 비난하기도 했다.

○…마지막 작별상봉에서 북측 양원규씨(75)는 남측 동생인 천규씨가 가족들과 찍은 사진을 건네자 “이게 마지막 사진이구나. 이번 상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사진을 많이 찍은 것인데…”라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이우문씨(70)는 남측의 장모 김유중씨(93)에게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지내십시오”라며 손을 꼭 잡았다. 김씨는 생사가 확인됐지만 이번 상봉에서 만나지 못한 딸 경란씨의 이름을 거듭 부르며 사위에게 “애(경란씨)가 신경통이 있으면 약 잘 먹으라고 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진우씨(77)와 남측 아내 김기영씨는 오랫동안 손을 꼭 잡은 채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씨는 “건강해. 통일만 되면 다시 볼 수 있겠지”라고 말하자 김씨는 “저만 건강하면 되나요. 당신도 건강해야지”라며 눈물을 흘렸다.

곁에서 지켜보던 아들 상호씨는 “어머니가 이번 만남의 충격을 어떻게 극복할지 걱정”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금강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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