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나경원(羅卿瑗·39·연수원 24기·사진) 판사는 최근 한나라당의 영입 제의를 받아들여 사표를 제출했다. 19일 퇴임한 나 전 판사는 한나라당 선거대책위 상근 특보를 맡아 법률자문 등의 활동을 할 예정이다. 서울대 법대(82학번)를 졸업한 나 전 판사는 사법고시의 우수한 성적과 미모로 95년 법관 임용 때도 주목을 받았으며 부산지법과 인천지법 판사를 거쳤다.
남편도 서울지법 남부지원 판사로 부부 판사였던 나 전 판사가 한나라당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은 것은 불과 일주일 전. 나 전 판사는 처음에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고, 지인들도 “왜 시끄럽고 혼탁한 정치권에 발을 담그려고 하느냐”며 만류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가 직접 만나 “젊은 여성 법조인으로서 정치권에 깨끗한 새바람을 불어넣어 달라”고 제의하는 등 한나라당이 끈질기게 도움을 요청하자 결국 마음을 돌렸다. 한나라당이 나 전 판사를 영입한 것은 20, 30대 젊은층 및 여성 유권자들을 염두에 둔 것이다.
나 전 판사는 “너무 갑작스럽게 일이 진행돼 아직 경황이 없지만 판사시절 해온 대로 최선을 다해 좋은 선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여성판사가 사직하고 정치권에 뛰어든 것은 민주당 추미애(秋美愛) 의원이 95년 광주고법 판사시절 국민회의에 입당한 데 이어 두 번째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