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후보 "공적자금 다음 정권서 규명 검토"

  • 입력 2002년 9월 23일 19시 23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가 23일 공적자금 국정조사가 지지부진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이 후보는 이날 고위선거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피감기관과 정부측의 자료 제출 거부 등 불성실한 행태로 인해 국정조사가 제대로 되겠는가”라며 “통과의례식 국정조사는 안 하는 것만 못한 만큼 형식에 그칠 국정조사를 할 필요가 있는지 심각하게 검토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차피 다음 정권에서 공적자금의 처리와 책임 문제, 앞으로의 처리를 위한 규범을 세우는 문제에 관해 엄격한 조사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발언을 국정조사 보이콧이나 연기 방침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하고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국정조사에서 추가로 드러날 것이 없으니까 한나라당이 정치공세를 앞세워 일방적으로 국정조사를 깨뜨리려 하고 있다”며 “이 후보는 마치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국회 합의사항까지도 무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이 반발하자 한나라당은 한 발 후퇴했다. 이 후보측은 “일단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봐 달라”고 했고, 박종근(朴鍾根) 당 국조특위위원장은 “집권할 경우 검찰 국세청 등이 본격적으로 나서 전면적인 실체 파악을 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