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조사국 보고서 “北, 현대서 받은 돈 군사용 전용”

  • 입력 2002년 9월 26일 01시 15분


올 3월 5일 미국 의회에 제출된 의회조사국(CRS)의 한미관계보고서는 “미 중앙정보국(CIA)과 주한 미군사령부가 북한이 98년부터 금강산관광사업의 대가로 현대로부터 받은 현금 4억달러를 군사용으로 전용한 것으로 믿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진 래리 닉시 선임연구원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 “현대 측이 비밀리에 북한에 제공한 것까지 포함하면 북한에 제공한 사업대금은 8억달러에 근접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CIA가 이 같은 내용의 메모를 지난해 2월 한국 정부에 전달했지만 금강산관광사업을 햇볕정책의 주요 업적으로 꼽아온 한국측은 이 사업에 대해 재정지원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또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햇볕정책 중 남북한 철도연결, 이산가족상봉 등은 지지하지만 이러한 이유로 금강산관광사업에는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당시 한국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미 의회 산하 연구기관인 CRS는 여러 채널을 통해 수집한 각종 자료를 근거로 엄청나게 많은 보고서를 생산한다”면서 “이번 보고서도 미국 보수층이 주장하고 있는 내용들을 재정리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현대아산측도 “금강산관광사업이 시작된 1998년 11월부터 지금까지 북한측에 관광대가로 약 4억달러를 공식 지불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외에 북측에 비밀리에 제공한 자금은 한 푼도 없다”고 반박했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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