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국감]금강산관광 논란 "수익사업으로만 봐선 안돼"

  • 입력 2002년 9월 26일 19시 02분


금강산 관광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관광공사에 대한 26일 국회 문화관광위 국정감사에서는 현대 계열사의 ‘4억달러 대북 비밀 지원설’과 금강산 관광사업의 연관 가능성을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권오을(權五乙) 의원은 “현대아산측은 지난해 6월 금강산 관광의 총 투자금액이 5832억원이라고 밝혔으나 같은 해 7월 한국관광공사와의 회의에서는 총 투자액이 1조원이라고 밝혔다”며 “투자금 차액 4168억원이 현대아산을 통해 북한측에 건넸다는 4900억원과 대체로 맞아떨어진다”며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당 고흥길(高興吉) 의원은 “올해 6월 19일 작성된 미 의회조사국 보고서에는 ‘북한이 무기 구입에 상당한 재정적 융통성을 갖게 됐으며 4억달러에 달하는 이 돈은 금강산 관광사업 대가로 1999∼2001년 사이에 현대가 준 것’이라고 적혀 있다”며 “북한은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지 9개월이 되던 99년 8월 러시아에서 미그기 40대를 도입했다”며 4억달러가 무기 구매에 사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같은 당 김일윤(金一潤) 의원은 “관광공사는 지난해 6월 19일 오전 11시경 현대아산에서 ‘금강산 관광사업 참여 요청’ 공문을 받은 뒤 7시간 만인 그날 오후 6시경 참여를 결정했다”며 “정권 핵심에서 지시했기 때문에 사업의 수익성을 충분히 판단하지도 못한 채 참여를 결정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조홍규(趙洪奎) 관광공사 사장은 “금강산 관광 참여 직전까지 현대아산측은 사업 수익성 관련 자료를 거의 제출하지 않았다”고 수익성을 판단할 시간이 없었음을 시사했다.

한편 민주당 김성호(金成鎬) 의원은 “금강산 관광사업의 인프라 구축을 위해 어느 정도 (초기) 지원은 필요하다”고 반박했고, 같은 당 심재권(沈載權) 의원은 “월별 관광 수지 현황으로 보면 이미 흑자로 돌아섰다”고 주장했다.

조 사장은 “주변 상황이 좋아지면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있다”며 “개인적으로 금강산 관광을 수익사업만으로 보는 데는 견해를 달리한다”고 밝혔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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