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빈장관 "난 김정일 양아들"

  • 입력 2002년 9월 29일 18시 25분


북한 신의주 특별행정구 양빈(楊斌) 행정장관의 거침없는 언행이 연일 화제다.

다섯 살 때부터 고아로 자랐다는 그는 28일자 홍콩 성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김정일(金正日) 장군의 양아들이라고 주장했다. “2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충성을 다하기로 맹세하고 그의 양아들이 됐다”는 것.

그는 자신이 김일성(金日成) 주석의 아들로 김 위원장과 이복형제 사이라는 항간의 소문에 대해서는 “김 주석의 친아들이 절대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나는 조선족이 아니며 네덜란드 국적을 가진 한족의 중국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홍콩의 소식통들은 양 장관이 이미 북한 국적을 취득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양 장관은 24일 밤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장관 임명 환영만찬을 마치고 나오면서 외신기자들에게 “앞으로 신의주를 런던이나 제네바, 파리처럼 만들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28일 북한 현지 당국자와 기업인들의 말을 인용해 “신의주 특구 사업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외국인 기업가는 양 장관이 김 위원장의 통제 아래 있기 때문에 신의주 특구에 투자하는 것은 여전히 북한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나진-선봉 경제특구를 예로 들며 “투자자들은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할 것이며 외국계 은행들은 북한에 돈을 대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의 한 기업인은 “겨우 두 쪽짜리 기본법에 근거한 법률체계라는 것이 무엇이냐”면서 “중국과 영국이 홍콩 기본법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오래 고심한 줄 아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신의주 특구 설치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 단둥(丹東) 지역의 집값이 폭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둥한국상회(상공인회) 박경덕 사무국장은 29일 “신의주 특구 발표 이후 며칠 사이에 단둥 시내 일부 아파트 값이 두 배 가까이 올랐다”고 전했다.반면 양 장관이 소유한 어우야(歐亞)농업공사 주식은 26일부터 홍콩증시에서 거래가 재개됐으나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증시관계자들은 양 장관의 발탁 경위가 분명하지 않고 앞으로의 전망도 불투명해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고 전했다.연합외신종합

단둥〓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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