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제껏 성실한 자세로 경우에 어긋나지 않게 인생을 살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거의 평생을 법원에 몸담으면서 ‘법의 지배’라는 이상을 구현하고자 애써 왔습니다. 법의 형식적 해석보다는 법의 정신과 사회정의가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법관의 자세라는 신념으로 일해 왔습니다.
제가 국무총리로 지명을 받은 것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16대 대통령선거를 공명정대하게 관리하고, 나아가 대통령 임기 말 국정을 흔들림 없이 수행해달라는 소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부 교체기에 있어서 내각의 중립성은 현 정부의 역사적 평가는 물론 새 정부가 국민적 화합 속에 출범할 수 있느냐를 좌우하는 관건이라고 확신합니다. 국무총리 임명동의를 받게 된다면 저는 정치적 상황에 결코 좌고우면하지 않고 내각을 엄정 중립의 자세로 운영하는 데 신명을 바칠 것을 다짐합니다. 우리 사회의 분열상황을 극복하고 서로 신뢰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도 정성을 바칠 각오입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