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국립보건원에 대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온 혈우병 치료제 생산회사 관계자는 “당시 A형 혈우병 치료제에 2명, B형 혈우병 치료제에 1명 등 3명의 에이즈 감염자 혈액이 들어갔다”고 밝혔다.
울산의대 미생물학교실 조영걸 교수는 최근 논문에서 2명의 에이즈 감염자 혈액이 국산 B형 혈우병 치료제의 원료로 사용돼 91∼93년 18명의 B형 혈우병 환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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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제약회사 관계자는 이날 “조 교수가 B형 혈우병 환자 4명과 에이즈 바이러스가 유사하다고 발표한 오모씨의 혈액은 치료제 원료로 사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 교수도 국감 증언에서 “오씨의 혈액이 들어갔다고 본 것은 착오였던 것 같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조 교수는 “그동안 4편의 논문을 연속해 발표하면서 15명의 B형 혈우병 환자를 분석한 결과 13명은 수입치료제를 맞고서는 나올 수 없는 ‘한국 토착형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미국에서 살았던 혈우병 환자 2명은 미국의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볼 때 국산 치료제가 원인일 것이란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역학조사를 맡았던 고려대 염용태 보건대학원장은 “당시 국산과 수입 치료제 중 어느 것이 원인인지 밝힐 수 없었지만 수혈은 감염의 원인이 아닌 것으로 추정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제약회사 관계자는 “B형 혈우병 환자 가운데 에이즈 감염자가 많은 것은 90년 B형 혈우병 치료제 생산 이전에 수혈이나 외국산 치료제를 써서 감염된 환자들이 91년 혈우재단의 환자 등록이 시작되면서 일시에 발견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국회 앞에서 시위한 혈우병 환자단체인 한국코헴회는 혈우병 환자 26명이 에이즈에 걸려 5명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