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수 총리지명자 인사청문회]비슷한 질문에 답변 오락가락

  • 입력 2002년 10월 2일 19시 00분


2일 김석수 국무총리지명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증인들이 손을들고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 박경모기자
2일 김석수 국무총리지명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증인들이 손을들고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 박경모기자
김석수 총리지명자는 2일 인사청문회에서 삼성전자 실권주 취득문제와 남북관계와 관련한 민감한 현안에 대해 다소 애매한 답변태도를 보였다. 이 때문에 일부 의원들로부터는 ‘무소신 답변’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우선 삼성전자 실권주 취득문제에 대해 김 지명자는 집중추궁에 시달린 탓인 듯, 전날보다는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그는 “삼성전자 실권주 취득으로 1억1000만원의 시세차익을 본 데 대해 도의적 죄책감을 느끼지 않느냐”는 민주당 배기운(裵奇雲) 의원의 질문에 “일반 서민이 충분히 동의하기 어려운 면이 있어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또 “도덕적인 문제점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느냐”는 다른 의원의 추궁에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같은 사안에 대해 “상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되풀이한 것과는 크게 달라진 태도인 셈.

김 지명자는 경의선 철도 연결공사가 대통령선거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에 대해서도 질문자에 따라 다른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한나라당 심규철(沈揆喆) 의원이 “대선기간 중 경의선 연결사업 준공식을 한다면 바람직하겠느냐”고 묻자 “자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김성순(金聖順) 의원이 “그렇다면 경의선 개통을 대선 때문에 늦추자는 것이냐”고 따지자 “그 사업은 이미 시작된 것이어서 선거와 연관짓기 어렵다. 준공식은 그때 가서 생각해봐야겠다”고 애매하게 답변했다.

여성단체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호주제 및 간통제 존폐 문제와 관련해서도 “호주제 폐지가 이유는 있지만 법을 전체적으로 검토해서 맞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할 것 같다. 간통제 존폐에 대해서는 확고한 견해를 갖고 있지 않다”고 피해갔다.

그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가 정치를 잘 할 것이다”고 말했다가 김성조 의원으로부터 “나도 그렇게 믿고 있지만, 총리 후보자로서 그런 정치적 판단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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