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소장 해임’ 양당 공방

  • 입력 2002년 10월 6일 18시 23분


6·29 서해교전에 앞서 ‘군 수뇌부가 북한군의 이상징후 보고를 묵살했다’는 한철용(韓哲鏞) 5679부대장의 폭로를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6일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진실을 얘기한 한 소장의 보직 해임에 대해 적반하장이라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고, 민주당은 “보직 해임은 오히려 가벼운 조치”라며 한 소장의 직무상 잘못을 문제삼았다.

한나라당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이날 선거전략회의에서 “정확한 정보보고는 능력없다는 평가를 받고 사실의 은폐 조작은 치하받는 이런 정권, 이런 군대가 세상에 어디 있느냐”라며 “정작 보직 해임 당해야 할 사람은 바로 국방부 장관이요, 이 정권의 실세 하수인들이다”고 비판했다.

당 국방위 간사인 박세환(朴世煥) 의원은 “한 소장의 전격 해임은 6·13 정보보고서를 은폐 조작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방부가 새로 특별조사단을 구성해 진상을 조사하겠다고 했지만 이 조사단의 합참 및 정보본부 관계자들은 정보보고서 수정 지시에 연루된 이해당사자인 만큼 오히려 조사를 받아야 할 대상이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은 한 소장의 문제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정보를 최종 판단하고 사용하는 것은 합참의장과 장관의 일인 데도 자기 보고대로 되지 않았다고 상부를 비방한 것은 지휘 체계의 파괴”라며 “한 소장은 존재 자체도 기밀에 속하는 정보부대의 군사기밀을 누설하고 극비문서를 멋대로 공개했다”고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또 “한미 양국이 공조해 얻은 정보를 공개해 한미 양군의 신뢰를 훼손했고 김동신 전 국방부 장관이 보고서 특정 부분의 삭제를 지시했다는 거짓말을 했다”며 “그가 보고를 올렸던 당시 서해에는 지방선거와 월드컵으로 최고의 경계태세가 취해져 있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특히 “한 소장이 정보본부장 진급을 희망하다 좌절되자 개인적 감정으로 이런 일을 저질렀고 한나라당의 회유에 넘어가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했다”며 한 소장과 한나라당과의 유착 여부를 검증키로 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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