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대표 국회연설]“李후보 관련 의혹 밝혀져야”

  • 입력 2002년 10월 9일 19시 06분


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국회 대표연설을 마친 뒤 동료의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서영수기자
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국회 대표연설을 마친 뒤 동료의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서영수기자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의 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8일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의 대표연설에 대한 ‘대응포격’의 성격이 짙었다.

한 대표가 연설문 서두에서 “어제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 대표께서 하신 연설을 듣고 밤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운을 뗀 것이나 “과연 정치가 이래도 되는 것인가 수없이 자문자답했다”고 말한 데서도 서 대표의 강도 높은 발언에 대한 분노가 짙게 배어 있었다.

한 대표는 그래서인지 국민에 대해서는 한껏 자세를 낮추면서도,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여러 차례 다짐했다. 10일부터 시작되는 대정부질문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한 대표는 특히 연설문의 상당량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 관련 의혹과 비판에 할애했다. 한 대표는 △이 후보 아들 병역비리의혹 △호화빌라 자금출처 의혹 △며느리 원정출산 의혹 △국세청 동원 대선자금 모금 등을 일일이 열거하며 “모든 의혹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목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무슨 소리하는 거냐” “집어치워라”고 야유를 보내자 “하늘이 두 쪽 나도 정권을 잡아야한다”는 한인옥(韓仁玉) 여사의 발언을 빗대 “하늘이 두 쪽 나도 진실은 진실입니다”라고 원고에 없던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서 대표가 ‘5대 국기문란사건’ 등을 거명하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현 정권을 강력히 비난했던 것을 의식한 듯, “국민의 정부의 공과는 공정하게 평가해야 한다”며‘현 정권 5대 공적’을 제시했다. 그는 “한나라당에 이것만은 분명하게 묻고자 한다”며 “지금 우리는 IMF 국난을 극복했습니까, 아니면 아직도 한나라당의 집권 말기처럼 경제파탄의 질곡을 헤매고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면서도 한 대표는 현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데 대해서는 솔직히 사과했다. 그는 “국민의 정부에 걸었던 국민의 기대 중 가장 컸던 것은 무엇보다 높은 도덕성과 정치개혁이었다”며 “이 부분에서 미흡했음을 솔직히 인정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권력 주변에서 벌어졌던 부정부패에 대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지역주의를 극복하지 못했고, 인사정책에도 무리가 적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한 대표는 그러나 ‘정치의 금도(襟度)’를 강조한 뒤 △전략산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 △동북아 물류와 네트워크 중심지로서의 위상 강화 △동북아 경제협력체 건설 등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연설 주요 내용
이회창 후보 비리 의혹 제기-두 아들 병역면제 위해 수천만원 뇌물 제공 의혹
-호화 빌라 3채 자금 출처 의혹
-며느리 원정 출산 의혹
-국세청 이용한 불법 선거자금 모금 의혹
-안기부 예산 선거자금 도용 의혹
-공적자금 투입 연루 의혹 등
국가번영 발전 전략 재수립-문화창달과 우수 기술인력 양성
-5년 이내에 전 국민 70% 중산층 인식 갖도록
-전략 산업의 선택과 집중
-1등 브랜드 500개 이상 확대
-동북아 물류와 네트워크 중심지로서의 위상 확보
-동북아 경제협력체 건설 주도적 참여
-서울 베이징 도쿄를 잇는 ‘베세토 프로젝트’ 실현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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