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반 이회창(李會昌) 연대’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이를 무력화시켜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한동안 부정적이었던 자민련 의원들의 개별 영입에 대한 당내 기류가 바뀌는 분위기도 이와 무관치 않은 듯 하다.
이회창 후보의 한 핵심측근은 “한 의원은 강원지역을 공략하려는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러브콜’을 받았으나 한나라당을 택했다”며 “이 후보의 대세론이 확산되면서 반 이회창 연대 추진세력의 세 확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차 영입 공략 대상은 그동안 김용환(金龍煥) 선대위 공동의장 등이 공들여온 자민련 L, J, 또 다른 J 의원이다. 또 자민련 소속인 심대평(沈大平) 충남지사에 대해서도 구애(求愛)를 하고 있다. 윤여준(尹汝雋) 의원은 “이번 대선의 분수령은 충청권 표심의 향배”라며 “충청권에 영향력이 큰 심 지사에 공을 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 내분 상황에 빠진 민주당의 수도권 의원들도 공략 대상으로 삼는 한편 그동안 적대적이었던 박근혜(朴槿惠) 의원과 김윤환(金潤煥) 민국당 대표까지 아우르는 밑그림도 그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 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난달 김 대표와 장시간 통화하며 이 후보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영입 결행 시점에 대해선 신중론이 우세하다. 반 이회창 연대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맞춰 ‘맞불’을 놓을 경우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당분간은 물밑 교섭 등 사전 정지작업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선대본부별 보고대회를 갖고 기초적인 대선 전략을 점검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홍보의 주 타깃을 ‘30대 중반 충청권 출신 수도권 거주자’에 맞추기로 했고, 이 후보의 이미지는 ‘뭘 맡겨도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로 했다. 대선 유세는 이 후보와 서청원(徐淸源) 대표 중심의 ‘투톱 시스템’으로 운영키로 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