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고문은 8일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노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진 이유를 설명하다가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4월 민주당 경선은) 국민경선이 아니라 국민참여경선이다.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인가. 후보들이 동원한 거지. 그게 사기지, 다 알면서 왜 그래”라고 말했다.
그는 9일에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노 후보측이 상당히 반발하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들 하지 마라. 내가 선관위원장을 한 사람이야. 자꾸 건드리면 내용을 다 까발릴 거야”라고 원색적으로 반박했다.
김 고문은 “(까발릴) 내용이 있느냐”는 물음에 멋쩍게 웃으며 “있든 없든…”이라고 애매하게 답했다.
김 고문의 발언 내용이 전해지자 노 후보 선대위 홍보본부장인 김경재(金景梓) 의원은 이날 “(경선 때 최종집계 발표를 맡아) ‘경선 16번’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4700만명이 내 입을 주목하고 있다’고 하던 분이, 또 ‘정치하면서 처음으로 젊은이한테 사인 요청도 받았다’고 하던 분이 스스로 만든 경선 후보를 배척하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선대위의 다른 관계자도 “귀를 씻고 싶다. 국민경선을 국민의 축제로 만들었던 분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가”라며 “그런 말은 군색한 자기 변명을 위해 당과 국민을 모욕하는 것으로 국민 경선에 참여했던 200만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단협 내에서도 “그런 식으로 (노 후보측을 자극하면) 후보단일화 얘기를 하기 어렵다. 경솔한 발언이다”는 비판의 소리가 적지 않았다.
이런 말들이 들리자 김 고문은 “노 후보가 자신을 ‘국민후보’라고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국민참여경선후보’라면 몰라도…”라며 여전히 물러서지 않았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