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연내 訪中 가능성 높아”

  • 입력 2002년 10월 10일 19시 17분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올해 안에 베이징(北京)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고 중국의 한 소식통이 10일 밝혔다.

이 소식통은 “양형섭(楊亨燮)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끄는 북한 의회대표단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초청으로 15∼19일 중국을 방문한다”면서 “북한 대표단의 방중은 북-중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당초 7월에 선양(瀋陽)-단둥(丹東)간 고속도로 개통과 북한의 경제개혁 및 신의주 특별행정구역 지정 문제 등에 대한 논의를 위해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중국측이 16차 전국대표대회(16전대) 준비를 위한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 등을 들어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이뤄질 경우 11월 8일 개최될 16전대 폐막 이후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중국 방문을 통해 새로 구성될 중국 공산당 지도부와 우호관계를 돈독히 하는 한편 신의주 특구 개발에 대한 중국측의 지지를 얻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방중과 16전대 준비 등을 위해 탈세 등의 혐의로 조사 중인 양빈(楊斌) 신의주 특구 장관 문제를 빠르면 이번주 내에, 늦어도 다음주까지는 마무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소식통은“북한 협상단이 9일 베이징에 도착해 중국측과 양빈 사건에 대한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북-중간 협상은 다음주 양형섭 부위원장 일행이 도착해야 최종 결말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선양 허란춘(荷蘭村)에 가택연금됐던 양 장관이 최근 베이징으로 이송돼 중앙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중국 정부 관계자들이 확인했다”면서 “현재 공안당국에 의해 안가에 연금 중이지만 정확한 장소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양 장관의 신병처리와 관련해 이 소식통은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경제적 범법행위에 대한 벌금 부과 등 가능한 한 최소한의 처벌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특구 장관직에 대해서는 해임과 자진사임, 유임 등의 설이 나돌고 있으나 중국측의 외교 스타일로 볼 때 북한측에 해임을 강력하게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 문제는 북한측의 의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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