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농축 우라늄核 개발…美 “北 비밀계획 가동시인”

  • 입력 2002년 10월 17일 18시 23분


이태식 외교통상부 차관보(왼쪽)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 시인과 관련한 정부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 안철민기자
이태식 외교통상부 차관보(왼쪽)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 시인과 관련한 정부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 안철민기자
북한이 핵개발을 동결키로 한 94년의 북-미간 제네바 합의에도 불구하고 비밀리에 우라늄 농축 방식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가동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은 또 핵무기 개발의 직접적인 재료로 사용되는 농축우라늄을 만들기 위해 플랜트급의 원심분리시설을 만들었으며, 이를 부분적으로 시험가동하기 위해 막대한 전력을 사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은 새로운 핵개발 움직임과 함께 영변 방사화학실험실 등 과거 핵활동에 대한 사찰도 거부하고 있어 93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로 야기된 ‘한반도 핵위기’가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 국무부와 백악관은 16일(현지시간)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미 대통령 특사로 3일부터 5일까지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측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음을 시인했다고 발표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밤 긴급성명을 통해 “켈리 차관보와 대표단은 북한이 제네바합의 및 관련 합의를 깨고 핵무기 제조용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을 갖고 있음을 시사하는 정보를 우리가 최근에 입수했음을 북한측에 알렸다”며 “북한 관리들은 그 같은 프로그램이 존재함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바우처 대변인은 또 “북한측은 미국을 비난하며 제네바합의를 무효화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 상황의 평화적 해결을 추구한다”며 “이 지역(동북아)의 모든 국가는 이 문제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으며 어떤 평화적 국가도 핵무장한 북한을 보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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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숀 매코믹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미국과 우리의 동맹국들은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고 핵무기 프로그램을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파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존 볼튼 차관과 켈리 차관보는 북한 핵문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며, 이에 앞서 17일(한국시간) 중국 베이징(北京)에 도착했다.

CNN방송은 미국이 고농축우라늄을 포함한 북한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지난 여름 입수했다면서, 이 정보에 따르면 북한은 제네바합의로부터 몇 년이 지난 90년대 말부터 핵개발을 재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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