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방송 98년 '中서 北핵물질 밀거래' 보도

  • 입력 2002년 10월 21일 18시 52분


북한의 농축우라늄 시설 보유 의혹을 뒷받침하는 각종 자료들이 98년말 이미 국가정보원에 제보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제보내용에는 북한에서 우라늄과 리튬, 토륨 등 각종 핵물질이 유출돼 국제시장에서 밀거래되고 있다는 구체적인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방송(SBS)은 98년 11월초 북한에서 유출된 각종 핵물질이 중국에서 밀거래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한 뒤 취재 내용과 증거 등을 국정원에 제공했다.

SBS는 중국 현지 취재를 바탕으로 핵폭탄의 원료인 순도 90%이상의 우라늄, 미사일과 위성제작의 핵심소재인 고순도 특수아연, 기폭장치에 쓰이는 오스뮴(Os187) 등 각종 핵물질이 북한에서 유출돼 비밀리에 거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취재팀은 밀거래업자로부터 고순도 아연을 입수, 대전의 원자력연구소에 성분분석을 의뢰한 결과 인위적인 방법으로 고도로 농축시킨 ‘특수아연’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특수 아연’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별도의 농축시설을 갖고 있다는 정황 증거이고 아연 농축시설이 우라늄 농축을 위해 얼마든지 전용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이 밖에 핵무기 기폭장치 개발에 필수적인 오스뮴의 경우 자연상태의 함유량이 0.7%에 불과하지만 당시 입수한 오스뮴은 99.98% 수준의 고순도 제품이었고 특히 수소폭탄의 원료로 쓰이는 99.998% 순도의 리튬6도 거래목록에 포함된 사실을 확인했다.

취재팀은 그러나 북한에서 유출된 핵물질을 누가, 왜 구입하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못했다.

국정원 전 고위관계자는 21일 “SBS 자료를 바탕으로 추적했으나 북한에서 유출된 것인지 확인하지 못했고, 이것이 우라늄 농축에 따른 부산물인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면서 “당시에는 농축우라늄을 만들 수 있는 유사품들이 중국으로 쏟아져 나왔는데 러시아가 망한 뒤 생긴 현상이었다”고 말했다.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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